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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히어로즈
기타가와 에미, 추지나 / 놀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세상의 모든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은 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중에서
배트맨, 슈퍼맨, 아이언맨... 어쩌고저쩌고 맨들과 원더우먼, 블랙위도우 같은 슈퍼 히어로들이 주구장창 쏟아지는 요즘이다. 너무 많아서 이젠 이름조차 못 외울 정도로... 이렇게 히어로가 판을 치는데 내 인생을 구해줄 영웅은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그 영웅의 이름은 로또? (로또 1등을 기원합니다!!!)
누구의 인생이든, 평생에 히어로 한 명쯤은 존재한다. 특징 없는 외모에 '다나카 슈지'라는 평범한 이름을 가진 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평범하게 살고 있다. 우연히 편의점 알바 동료에게 '히어로즈'의 일주일 알바를 제의를 받는다. 알바는 무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만화 <톤 앤 톤>의 원작자인 도조 하야토를 히어로 만드는 걸 도와주는 일이다. 일주일간의 아쉬운 아르바이트 후에 삼 퍼센트의 합격률을 뚫고 '주식회사 히어로즈'에 입사하는데...
라이트노벨(가벼운 소설이라잖아)이라 그런지 가독성이 장난이 아니다. 한번 보면 빠져들고 만다는 막장 드라마도 아닌데 쉴 새 없이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동안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는 약간 덕후스럽고(덕후를 비하하는 건 절대 아님), 막장과는 색깔이 약간 다른 과한 설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편견을 가볍게 무너뜨려주었다(그래서 라이트노벨이라 부르는건가?). 가볍게 읽을 수는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다. 한때 잘 나갔던 슈지가 약간의 오해 때문에 삶이 무너지고 버스조차 탈 수 없게 되지만 그가 도조 하야토를 도와주면서 자신도 누군가의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뛰어난 재능도 없는 평범한 사람도 히어로가 된다는걸...
"할아버지, 있잖아... 내 인생 첫 히어로는 맨손으로도 매미를 잡는 할아버지였는지도 몰라." p.296
"즐겁게 일하고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건 좋은 일입니다. 대가는 꼭 힘든 일에만 지불되는 것이 아닙니다. " p.68
"재능이란 대체 어떤 형태를 하고 있을까요. 한 번쯤 제 눈으로 보고 싶군요." 희한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미치노베 씨가 장난스러운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어쩌면 시가를 입에 물고 의자에 앉아 있는 날개 달린 남자일지도 모릅니다." p.105
"인간은 생각하기를 포기한 순간, 인간이 아니게 됩니다." p.140
"만약 성공을 가는 지름길이 있다면 방법은 딱 한 가지 일겁니다." "뭐죠?" 나도 모르게 테이블 위로 몸을 내밀어 물었다. "멀리 돌아가는 겁니다." 미치노베 씨는 깔끔하게 잼을 바른 토스트를 한 손으로 들더니 생긋 웃었다.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지름길은 멀리 돌아가는 것입니다." p.176
"잘 안 맞는 서랍을 억지로 비틀어 열자 그 안은 전혀 빛바래지 않은 것들로 가득했어. 빛바래기 전에 꺼내서 정말 다행이야."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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