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없는 달 - 환색에도력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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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여사의 신간이다.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표지도 예쁘기에 시리즈로 모으고 있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야베월드 2막! 각 달을 테마로 슬프고, 가슴이 따뜻한 12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귀자모화
불이 탄 신단에서 발견된 금줄에 낀 빔지 속의 머리카락. 그리고 그날 밤 도망친 오카쓰와의 관계는?
붉은 구슬
너무 가난한 부부가 있다. 게다가 아내 요미오는 몸까지 너무 약하다. 사치품을 금하는 미즈노 개혁 때문에 상인층을 상대로 빌어먹는 직인인 사키치에게 어느 날 비녀를 몰래 만들어달라는 의뢰가 들어오는데... 에도판 <운수 좋은 날>
춘화추등
사방등의 사연을 이야기해주는 고물점의 주인
얼굴 바라기
덩치 큰 박색인 오노부에게 나막신 가게의 외아들 시게타로가 청혼을 하지만 시게타로는 후카가와 근방에서 이름난 미남이다. 부족한 것 없는 미남이 박색에게 첫눈에 반한 사연은?
쇼스케의 이불옷
이불옷은 잠옷이 아니라 덮고 자는 이불이다. 그 때 이불은 밑에 까는 요를 말한다고... 쇼스케가 중고로 산 이불옷과 고로베에의 딸인 오유의 결혼 준비 이야기.
미아방지 목걸이
그 때에도 미아방지 목걸이가 있었다니! 사는 곳과 부모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달고 있는 아이, 그런데 그 아이는 이미 3년 전 화재로 행방불명된 아이였는데...
다루마 고양이
겁은 많지만 멋진 소방수가 되고 싶은 분지. 그러나 화재현장에선 짐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화재에서 분지를 지킬 수 있는 고양이 두건을 만나게 되는데...
고소데의 손
처음으로 자기 손으로 고소데를 사온 소녀에게 엄마가 해주는 헌 옷과 연관된 무서운 이야기
목 맨 본존님
이제 겨우 열한 살인 쓰테마쓰는 포목 도매상에서 가게 일꾼으로 일하다가 집으로 도망을 온다. 물론 집으로 돌아와도 따뜻한 말한마디 없이 식구들을 위해 일해달라는 엄마의 부탁만 듣고 다시 가즈사야로 돌아간다. 그런 쓰테마쓰에게 큰주인이 그림 하나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꺼내는데...
신이 없는 달
시월이면 찾아오는 불가사의한 강도사건. 아무런 단서도 남기지 않고 소액을 훔쳐가고, 그런 도둑을 노련한 오캇피키가 추척한다. 도둑에겐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데...
와비스케 동백꽃
당동백이라고도 불리는 와비스케 동백꽃을 닮은 첫사랑의 아름다움에 반해 늘 간판에 와비스케 동백꽃을 그리는 요스케에게 낳지도 않은 딸이 등장하는데...
종이 눈보라
야박하기 그지없는 이즈쓰야에서 일하는 하녀 긴의 지붕에 올라가게 된 슬픈 이야기.

이렇게 12개의 단편이 있는 <신이 없는 달>. 이 책의 제목인 <신이 없는 달>도 좋았고, <붉은 구슬>, <목 맨 본존님> 그리고 마지막인 <종이 눈보라>가 좋았다. <목 맨 본존님>을 제외하면 슬픈 이야기라 더 기억에 와 닿는 지도 모르겠다. 단편이라 금방 읽어서 아쉬웠다. 몇 개의 이야기는 단편이 아니라 장편으로 다시 만나고싶을 정도로...

에도 시리즈는 권력을 장악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고 있는, 가진 것이 없는, 그래서 서로를 돕고 살 수 밖에 없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라서 매력이 있다. 미미여사는 현시대를 그릴 때는 서늘한 시선으로 서술한다면, 에도시대는 유난히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서 에도 시리즈가 더 좋은 걸지도 모르겠다. 처음 읽을 때는 생소한 단어에 낯설기도 하겠지만 읽다보면 이 시대의 매력에 빠질 듯.

야음에 나가는 아빠를 지켜 주실 신은 없단다. 하지만 그 대신 이 소매 속에 있는 팥이 아빠를 네 곁으로 무사히 데려다줄 거야. 작년에도 그랬던 것처럼. 늘 그랬던 것처럼.
아빠는 반드시 돌아온다. 그리고 월말에는 팥밥을 지어서 신이 돌아오시는 것을, 그래서 또 한 해를 즐겁게 살 수 있게 된 것을 축하하자꾸나.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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