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누이
싱고 지음 / 창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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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당] 7월 추천 도서 중 하나인 시누이.

추천 도서 중 한 권만 읽어도 미션 완료라서 <투명인간> 한권만 읽으려고 했는데

당원님들이 시누이가 좋다고 추천 글이 계속 올리는거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주문...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시 읽는 것 참 좋아했는데...

좋아하는 친구 노트 한 귀퉁이에 내가 좋아하는 시 적어주고 그랬는데...

언젠가부터 더 이상 시집을 안 열어보고

더 이상 읽어보지 않고, 읽어도 가슴으로 읽어야 할 것을 눈으로만 훑어보고

그렇게 시와 멀어져만 갔다.

일년에 100권씩 책 읽는 게 목표라는 지인들 중 몇 몇은

권수가 모자라면 시집 읽어서 권수를 채운다고도 했다.

금방 읽으니까... 얇으니까...

난 또 그게 싫어서 시집과 점점 멀어져만 갔다.


 

 

시누이는 학창시절 내 감수성을 다시금 일깨워줬다고나 할까.

중간 중간에 들어간 싱고님의 고운 일러스트와 시를 보고 있으니

마음 한켠이 따스히 데워지는 것 같다.

추운 겨울 이불을 감싸고 앉아 따스한 군고구마 먹던 느낌도 난다.

시를 이렇게도 읽을 수 있구나...

누군가의 감성을 함께 공유할 수도 있구나...

이런 시집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는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뒷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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