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평일에 오시는 산타인 택배 기사님의 방문 문자를 보면 언제나 설렌다. 기쁜 맘에 받아드는 소포 앞의 손길은 늘 경건하고 분주하다. 그런데 가끔 옆 통로에 사는 아저씨께서 사무실 호수랑 헷갈려서 종종 우리 집을 주소지로 입력하실 때가 있어 낯선 택배를 받곤 한다. 지금은 따로 말씀 안 드려도 잘 찾아가시지만 처음 택배를 받았을 때는 어찌나 놀랐던지...

여기에 부재중인 이웃의 소포를 대신 받아줬다가 인생이 제대로 꼬인 여자가 있다. 정신과 의사인 엠마 슈타인은 학회 발표 후 어느 호텔방에서 이발사라 불리는 사이코패스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다. 이발사는 여자들의 머리카락을 밀어버리고 살해하는데 엠마만이 유일하게 생존한다. 그날 이후 이발사가 범행을 마무리하게 자신을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다. 모든 남자들이 이발사일 것만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우편배달부가 이웃의 소포를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해서 받았으나 소포 주인의 이름은 낯설기만 하다. 갈색 종이에 싸인 평범한 소포는 그녀를 악몽으로 이끄는데...

성폭행의 기억으로 엠마는 과대망상, 편집증, 허언증에 시달리며 안 그래도 힘든 그녀의 삶을 더 궁지로 몰아넣는다. 친구와 이웃 그리고 가족들조차 그녀를 믿지 않고, 그녀 역시 그들을 믿을 수 없다. 철저하게 외롭게 되는 그녀가 안타까우면서도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엠마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이야기의 마지막이다. 책을 내려놓으며 역시 스릴러 맛집인 제바스티안 피체크씨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어서 어서 다음 권을 내놔라. 아니면 구워 먹으리 노래를 부르며 다른 책들을 검색해봤는데 아직 국내에 변역이 안된 책들이 꽤 있다. 이렇게 기쁠 수가~

"사랑해서 그랬어, 엠마. 오직 널 사랑해서 그 모든 일을 했어."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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