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의 인생상담 (20만부 판매기념 특별판)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김신회 옮김 / 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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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 만화책을 가지고 있다. 실은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책을 읽기 전에 만화책 정도는 읽어줘야 할 것 같아서 산 거다. 근데 이제 2권까지 읽었다. 보노보노와 친구들이 잔잔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만큼이나 나는 찌들어서 정말 정말 아껴읽고 있다. 너무 힘든 날, 세상이 꼴도 보기 싫을 때 그들의 이야기를 읽는다. (근데 그런 날이 생각보다 자주 없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 그래서 만화책을 별로 못 읽었다고 하면 변명이라고 할까나?) 하지만 이번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을 읽었다. 이 책도 만화책 다 읽고~라고 아껴두면 올해 안으로는 결코 못 읽을 것 같았기 때문.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이 표지에 한가득이라 더 가볍게~!

이 책은 독자들의 고민을 모아 <보노보노>의 작가인 이가라시 미키오가 <보노보노> 캐릭터들이 말을 빌려 쓴 상담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사연들은 '개복치를 키워보고 싶다'라는 장난처럼 보이는 글부터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진지한 질문까지 다양하다. 보노보노와 포로리 그리고 친구들은 대화 형식으로 그들이 보낸 질문에 대해 성심껏 대답을 한다. 물론 전문가처럼 깊이가 있다거나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건 아니지만 사연을 보낸 사람들에겐 어떤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참고로 '개복치를 키워보고 싶다'라는 고민엔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앱스토어에서 '살아남아라! 개복치' 어플을 추천하고 싶다. 유리 멘탈을 넘어 순두부 멘탈인 개복치를 간접 경험해볼 수 있을지도~ (질문자도 이런 걸 원한 건 아닐까? 한때 개복치 게임이 유행할 때 올라온 글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오소리 : 이 녀석... 하고 싶은 거야, 안 하고 싶은 거야?
포로리 : 그야 하고 싶은 거지, 연극배우를.
오소리 : 진짜야?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거 아냐?
포로리 : 그런 거 아냐. 하고 싶은 거라고 봐.
오소리 : 실은 하고 싶지 않은 거지?
포로리 : 하고 싶다고 여기 써 있는데!
오소리 : 그럼, 하고 싶은 마음이 모자란 거야.
포로리 : 모자라다니...
보노보노 : 모자란 걸까...
오소리 : 그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차오르면 해.  (p.37)

다양한 고민들 속에서 나의 고민들도 함께 발견하게 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도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 막상 그것들을 할 기회가 생기거나 더 노력을 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갑자기 진지해져서 내가 재능이 있는 건지, 정말 해도 되는 건지, 아니면 할 수나 있는 건지 고민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선 자신감이 없다느니, 아직은 때가 안됐다느니, 시간을 더 달라느니 어쭙잖은 변명을 나에게 늘여놓는다. 사실은 오소리의 말처럼 하고 싶은 마음이 모자랐던 거였는데 말이다. 더 간절했더라면 변명 따윈 하지 않고 움직였을 거고,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 찼다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이미 콧노래를 부르며 하고 있었을 거다. 나처럼 일상의 작은 고민들을 삽화와 만화를 보며 해결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세상사 고민할 것이 가득 차 있지만 알고 보면 다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산다. 그래서 다 내 얘기 같은 걸 거다.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대화를 엿듣고 나니 만화책을 꺼내 읽고 싶어졌다. 한 번쯤은 위로를 목적으로 읽지 않아도 괜찮은 거겠지. 그리고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도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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