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집을 아이들과 읽은 건 처음이라서 무엇으로 설명해줘야 하나 고민스러웠어요.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나는데로 쓴 글을 수필이라고 설명해주긴 했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살짝 어려운 느낌의 수필집이였어요.


어른을 위한 수필집이라면 너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설명도 간간히 해주고 혼자서 감탄하며 즐기면서 읽었던 수필낭독집이였어요.

 


보리, 비, 나무, 눈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인가요?


제가 어릴때만 해도 보리는 많이 키웠는데 

어느 순간부터 보기 힘들어졌던 작물이었어요.

얼마전 부터 시댁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서 우연스럽게 보게 된 보리 밭을 보고 

아이들한테 책에서 읽었던 보리를 생각하며 쓴 내용을 같이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오랜 관찰하고 스쳐지나가면서도 보고 해야 그 느낌을 알텐데 살짝 아쉬운 면도 있었죠.


"너 보리는 그 순박하고, 억세고, 참을성 많은 농부들과 

함께 자라나고, 또한 농부들은 너를 심고, 너를 키우고. 너를 사랑하면서 살아간다.


보리, 너는 항상 그 순박하고, 억세고, 

참을성 많은 농부들과 함께,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보리 본문중 



농부였던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일까요.

농부가 농작물을 키우기 위한 정성을 알기에 더욱 이부분이 마음에 쓰였답니다.



" 이러한 새 길을 비를 맞으면서 

맨발로 걸어 나가는 것도 참으로 좋습니다.

마음 속까지 시원합니다." ....비 본문중 



비를 읽으면서 지금도 비만 오면 좋아하는 아이들도 생각나고 학창시절 우산없이 비맞고 돌아다니던 시절도 생각이 나네요.



"춥고, 어둡고, 짓궂게 비 오는 날에 모든 생명이 솟아납니다. 

뻗어나고, 자라납니다.".....비 본문중 



비가 오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아이들과 이야기 한 부분이기도 해요.

비가 오면 제일 먼저 파릇파릇 싹이 생각난다는 아이들 

전 비가 오고 난 후 갠 하늘이 생각나는데...


나무 부분은 전체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였답니다.



"나는 나무를 사랑한다.

그것이 어떠한 나무인 것을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꽃이 있건 없건, 열매를 맺건 말건, 잎이 떨어지건 말건, 

나는 그런 것을 상관하지 않는다."......나무 본문중 



오롯이 나무라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나무라는 부분 전체가 모두 좋았습니다.

사랑스런 젊은 어머니와 같은 나무, 한두마디 역사의 기록을 암송하는 시인과 같은 나무등 

말 없이 조용히 서서 응시하면서 세월을 이겨내는 나무의 위대함을 느끼기도 했어요.


" 산과 들을 덮어 주고,

그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모든 생명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커다란 이불 같은 사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 눈이 아닐까."....눈 본문중



어릴적 생각이 나서 웃음이 먼저 났던 부분이예요.

눈이 온 날이면 날씨는 더욱 푸근했고 그럼 눈을 굴려서 본부를 만든다고 크게 여러개를 만들어 붙여서 

가운데를 파서 집처럼 만들기도 했는데 ...

그곳에 들어가면 더욱 포근하고 아늑한 기분도 들었죠.


지금 아이들은 이런 것을 알까 모르겠네요.



서정적인 표현이나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수필 낭독집으로는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읽기에는 어려운 표현, 수준이 살짝 높아서 어른을 위한 수필집이 아닌가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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