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이 흘러가도록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57
바버러 쿠니 그림, 제인 욜런 글,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꼬불꼬불 아스팔트길을 따라 오래 된 돌집 방앗간과 마을 회관과 교회를 지나 네거리까지 걸어가면 그제야 조지랑 낸시를 만나곤 했어요"...본문중 

학교 가는 길이예요.

 

 

여름날이면 강에서 송어 낚시도 하고 공원묘지에서 칼 던지기 놀이나 무덤 앞 돌판에다 소풍 도시락을 펼치며 놀았죠.

뒤뜰 단풍나무 아래서 잠자리 펴곤 기차소리를 들었고 어두운 밤 하늘에서 개똥벌레가 나는 걸 보기도 하고 때론 유리병에 개똥벌레를 잡아 넣기도 해보았어요.


 

겨울이면 호수의 얼음을 잘라 나르기도 하고, 밤낮없이 난롯불이 활활 타오르기도 하며, 잠잘때는 오리털 세채에 누비이불을 덮어야 잠이 들곤했죠. 

봄이 오기전에 단풍나무마다 물통을 걸어 나무즙을 찍어 단맛을 맛보곤 했어요.


 

갑자기 모든게 달라지기 시작한건 보스턴에서 온 아저씨들 때문이죠.

보스턴시에서 물이 엄청나게 필요하다고 갈증을 달래줄 물이 없었고, 이곳은 ?m은 물, 맑은 물, 깨끗한 물, 차가운 물이 쉬지 않고 흘렀죠.

 

"우리는 물을 내어 주는 대신 돈을,

우리 물을 내어 주는 대신 새로운 집을,

우리 물을 내어 주는 대신 더 넉넉한 생활을 준댔어요.

보스턴 사람들은 투표를 해서 그렇게 정하고 

우리 마을을 물 속에 가라 앉히기로 한 거예요." ... 본문중 


 

맨 먼저 무덤을 옮겨 새 묘지로 날랐어요.

인디언 유골만큼은 그 자리에 그대로 놔 뒀어요. 

그 다음에는 덤불과 나무를 모조리 베었어요.

그 다음에는 우리가 살던 집 차례였어요. 불도저가 세게 밀면 곧바로 무너졌지요.

어떤집은 트럭에 실려 갔어요. 

얼마지나지 않아 이사했어요. 낸시네는 가까운 도시로 조지는 어디로 갔는지 소식도 없고 작별 인사조카 건넬수 없었죠.

낯선 아저씨들은 윈저댐과 굿너 둑을 지었어요. 

"잘 봐 두렴. 샐리 제인 가슴 속 깊이 우리 마을을 새겨 두거라."..본문중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었을 때, 아버지와 보트를 타고 퀴빈 저수지로 들어갔어요.

 

"저길 보렴. 샐리 제인.

프레스콧 마을로 가던 길 자리야. 

저긴 비버 시냇가 가던 길 자리야.

저긴 네가 세례를 받은 교회가 있던 자리란다. 

학교가 있었고, 마을 회관이 있던 자리란다. 

오래 된 돌집 방앗간이 거기 있었지. 

다시는 그 모든 걸 못 보게 됐구나."... 본문중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책이예요.

뭐 꼭 미국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죠. 저희 나라에서도 있었던 일이고 예전에 인간극장에서도 봤던 수몰지역 이야기라서 더욱 서글퍼지네요.

[강물이 흘러가도록]에는 큰 도시인 보스턴시의 물공급을 위해 작은 마을들이 희생되고 그곳 주민들이 어쩔 수 없이 이주를 할 수 밖에는 없는 상황에 오게 되는거죠.

그것을 반기든 반기지 않던간에 현주민들의 의견보다는 인구수가 많은 곳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나무도 없고 덤불도 없고

정원도 울타리도 사라졌지요.

집도 교회도 헛간도 마을회관도 보이지 않았어요.

널찍한 잿빛 들판이 펼쳐진 채 

언덕 사이로 댐에 뚫린 구멍만 보였어요." ... 본문중 

현재 지금 예전에 그 아름다웠던 고향은 어디에도 없어요.

댐이 생기기 위해 정든 집, 교회, 헛간, 마을회관등 나무가 베어져 없어진것 처럼 불도저로 밀고 나갔겠죠. 

그러서면 댐에 뚫린 구멍은 아직도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의 한구석이 아닐까해요.

그곳이 열리고 나면 ... 추억이나 정든 모습들이 보이지 않을까요.

 

"댐에 물길이 막히고, 강물이 소리없이 천천히 흘러들었어요.

쌀쌀맞은 이웃처럼 높이높이 언덕 절반 높이까지 차 올랐어요." ...본문중 

[강물이 흘러가도록]은 그림도 서정적이고 글 역시 무척이나 서정적이다 못해 고요한 물같은 느낌이였어요.

그런데 담겨있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물에 돌을 던져놓으면 생기는 물수제비처럼 파장이 일어나네요.

예전에 아이들과 같이 학교 가는길은 물길이 되어 이주를 했지만 그곳은 결코 예전의 고향같지 않겠죠. 

먼저는 경계를 하며 적응해 가려고 애를 쓰겠지만, 고향과 같은 정겨움을 찾을 수는 없을거예요.

 

한살 한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고향이란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어요.

우리동네는 어떤 모습이였지? 고향친구들은 ? 요즘 통 연락도 못하고 지내내요.

고향이라 살았던 곳이고 느끼는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곳에 느꼈던 어린시절의 추억이나 그리움은 어른이 되서 큰 위안과 안식을 주네요.

그래도 고향이 있기에 친구도 있고 추억도 있고 때론 어려움을 이겨내고 또다른 희망도 품을 수 있는게 아닐까해요.

 

저희 이야양이나 썽군이게 읽어주기에는 본문길이의 압박이 있긴하지만 

고요하며 서정적인 내용만큼은 꼭 알려주고 싶은 책이기도 해요.

아직은 아이들이 수몰지역이 어떤지역인지는 잘 모르지만 샐리 제인처럼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할 수 밖에 없고 다시는 친한 친구도 볼 수 없으며, 다시는 곳을 찾아갈 수 도 없다는 것이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인지는 알고 있어요.

 

 

 

 

 

 

 

수몰지역, 저수지,대를위한 소의희생, 시공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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