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 안녕, 우리들의 집

왠지 책을 처음 봤을때 표지와 책을 읽고 나서 표지 뒷면의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잘 가꾸어지고 멋진 집, 가족들이 오순도순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소리가 대문 밖에 까지 들릴 것 같다.
하지만 뒷표지를 보면 아무도 살지 않고, 더 이상 집을 가꾸지 않는 버려진 폐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정든 것, 버려진 것,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제 아무도 집 안을 쓸고 닦지 않습니다.
마당 가득 피어난 꽃에 물도 주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떠나고 집만 남았습니다.
사람들이 쓸모없다고 버린 것들도 남았습니다.
낡은 책장, 고장 난 선풍기, 팔이 뜯어진 곰 인형, 찢어진 우산...".....본문중

표지 앞에 나온 내용이다. 읽으면서 왠지 마음 한구석이 욱신거린다.
'사람들이 쓸모없다고 버린 것들도 남았습니다.'
쓸모없다고 버린 것이라는 말에 쓰임새를 다하거나 쓰임새가 없다라는 말인데.
왠지 잔인한 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재건축으로 사람들에게 버려진 집이 나온다. 그 안에는 더 많은 것들이 버려졌다.
망가진 선풍기를 비롯하여 팔이 뜯어진 인형, 기르던 개까지 버려졌다.
tv 동물농장에서 나오는 기르던 개를 버려서 그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고 주인을 기다리는 그 아이가 생각난다.
얼마나 안타까운지. 그럴바에는 키우지 말던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그장면!
버려진 집에는 길냥이가 들어와서 내 집 인냥 살고 있다.
한쪽에서 재건축 바람에 버려진 건물이 건축장비들에 의해 쓰레기로 변해간다.

"포크레인은 집을 부수고, 부수고, 또 부쉈습니다. 동물들은 제 보금자리가 부서지는 걸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본문중

길냥이가 벽에 깔리고 건물에 집을 짓고 살고 있는 새들의 보금자리도 파괴되고, 버려진 개는 비와 바람이 불어도 더이상 피할 곳이 없다.
버려진 이곳에 누군가 찾아온다.

"사람들이 쓸모없다고 버린 물건을 주워 가지요. 이 너구리들은 손때 묻고 사연이 많은 것을 아주 귀중하게 여기거든요."...본문중

노란 모자를 쓰고 찾아온 이들은 버려진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한곳에 모아 두고 정성스레 꾸민다.
버려진 집도, 버려진 꽃도, 버려진 물건도 생기를 찾는다.
버려진 동물들도 활기를 찾아간다.
날이 밝으면 다시 떠날 이들이지만 남아 있는 이들에게 절망 대신에 활기를 찾아주었다.
  

재개발한 하는 지역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재발하는 곳의 모습은 잘 모르겠지만 "안녕, 우리들의 집"의 마을 풍경은 참 정겹다.
여느 마을의 모습 그대로의 모습이다.
아이들과 읽으면서 포크레인에 집이 헐리는 모습은 충격이였다.
마지막 집이 헐리고는 버려진 개는 더 이상 그곳에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슬펐다.
읽으면서 김양과 김군이는 버려진 개가 너무 걱정이 되었다.
잡혀가면 죽을 지도 모르니 좋은 주인 만나서 입양 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우리가 살면서 버려진 것, 남겨진 것들만 생각해서만은 안되겠지만 살아 숨쉬는 것을 버린다는 건,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인 것 같다.
만약 내 가족을 버리고 이사는 가지 않을 것 아닌가 말이다.
가족 모두 하루 아침에 없어지고 먹을 것, 잘 것, 모든 것에 혼란이 남겨질 것이다.
절대 내 가족은 나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으면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릴것이다.
안타까웠다. 그리고 슬펐다. 걱정이 되었다. 좋은데로 가기를 희망하였다.

하지만 그곳에 살 던 사람들의 소중한 곳이고 소중한 추억이 모두의 가슴속에 숨쉴 것이다.
재개발하고 나서는 더 많은 이들의 희망이 있을 것이고, 소중한 추억도 쌓여갈 것이다.

절망보다 희망을 주고 싶었다.
아이들과 더 많은 희망이 숨어있다라고 좋은 해몽을 해보았다.

 

 

김양이와 김군이의 독서록이다.
나름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서 고양이의 모습을 많이 담았다.

제발 좋은 주인을 다시 만나기를 희망했다. 아이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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