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철 1
토우메 케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8년 11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인 토우메 케이씨를 처음으로 알게 된 작품입니다. 스토리는 평이하다면 평이합니다. 사실 주인공인 진테츠가 한번 죽었다가 다시 되살아났다는 점만 제외하면, 그리고 몸의 절반이 기계가 되었다는 점만 제외하면, 거기에 입을 대신하는 말하는 검(전생은 인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만 제외한다면요. ^^

사실 독자 리뷰등을 보면 저 설정 때문에 여러 비판을 많이 받더군요. 개인적으로 어차피 저 세계는 과거의 일본에 딱 맞는 세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경 안쓰는 편입니다만... 그 이전에 전 저 주인공의 배경들 - 즉 죽었다 되살아난 점과 몸의 절반이 기계라는 것, 그리고 자신은 말을 못한다는 점 - 이 작가가 이야기에서 갖는 주인공의 위치를 잡기 위해 만들어 낸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거든요. 주인공 진테츠는 분명히 이 작품 모든 에피소드의 주요 인물이고 그 해결점이 되곤 합니다만, 결국 어느 곳, 누구에게나 머무르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게다가 사건이나 인물에 굉장히 붙어 있는 듯 보이지만 눈에 보이게, 혹은 보이지 않게 그와 동시에 언제나 일정한 거리를 둡니다. 결국 이 이야기는 방랑하는 진테츠의 눈으로 본 세상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작품인데, 과연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던 걸까요. ^^ 왜 마음에 들게 됐는가를 찾는다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긴 합니다만 굳이 꼽아 보자면 우선 그림을 들 수 있겠죠. 토우메 케이씨의 그림은 결코 깔끔한 그림은 아닙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점이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할까요. 미술을 공부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납득하게 됩니다. 게다가 표지나 컬러 일러스트 등을 보면 말 그대로 다른 작가들과 확연히 구별되면서도 멋지다라는 말에 어울리는 그림을 보여줍니다.

그 다음에 스토리나 연출로 보자면 진테츠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 혹은 그가 지나가는 곳의 사람들이 얽힌 세상사가 주된 내용이겠군요. 범죄도, 거짓말도, 추함도, 사랑도, 아름다움도 있는 그런 세상입니다. 무균질이 아닌 적당히 냄새나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여러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보는 게 재미있다고 할까요. 아니, 재미라기보다는 그 분위기나 좋다고 해야 할지도요. 연출은 정석을 착실히 밟는다고 봐야 할 듯 합니다. '약속의 전개' 등도 간간히 보여서 재미있고, 무엇보다 호흡 조절이 제게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느껴집니다.

또한 빠질 수 없는게 진테츠입니다. 왜 진테츠라는 캐릭터에게 매력을 느끼는지는 명확히 말할 수 없습니다만, 작중에서 보이는 그의 여러 선택들이나 태도가 마음에 든다고 할지, 동조하게 만든다고 할지 그런 느낌을 들게 하곤 합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진정한 열혈은 바로 너다' 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으니... ^^ 저 개인적으론 진테츠도, 그리고 그의 동반자 하가네마루도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니까요.

그러나 이런 식으로 일일이 열거하는게 오히려 힘들군요. 어쩌면 전 이 작품의 모든 점이 한꺼번에 섞여서 풍기는 분위기, 혹은 냄새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변함없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계, 조금은 우울하고 어두워보이는 곳입니다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왜인지는 천천히 생각해 봐야 할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우메 케이씨, 6권은 언제 나오는 겁니까아아아~~' (아니, 비정기 연재라고 듣기는 했지만... T_T)

PostScript.
그러고 보니 언젠가 지인에게 '자넨 혹시 쿠로가네를 미소녀 만화라고 생각하고 보는 거 아냐?'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네, 순간 전면 부정은 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로 이야기마다 나름대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아가씨들이 나오니까요. (쿨럭)하지만 정말 토우메 케이는 매력적인 여성을 잘 그려냅니다. 게다가 여성임에도 남자들이 불타오르는 걸 너무 잘 안다고, 아니 좋아한다고 할는지... 예전에 양의 노래 최종권의 인터뷰를 보다가 '당신 너무 남자의 로망을 잘 알잖아~' 라며 기뻐했던 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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