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시모토 바나나의 명성은 익히 듣고 있었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그녀의 작품 읽기를 미루고 있었다. 우연히 알라딘에서 일본작가책들을 싸게 팔고 있어서 큰 맘 먹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을 읽어보자는 생각에 고른 책이 'N.P'였다. '하치의 마지막 연인'과 'N.P' 중 무엇을 고를까 고민하다 'N.P'가 요시모토 바나나 문학의 정수라고 하여 나는 결국 'N.P'를 요시모토 바나나의 입문서로 고르게 되었다. 

'N.P'의 큰 줄기는 근친간의 이룰수 없는 사랑이다. 이복형제인 오토히코와 스이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데, 서로가 이복형제인 것을 알고는 도덕적인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그 둘의 사랑의 결말은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으로 치달아 가는데, 스이는 오토히코의 아이를 가지게 된다. 스이는 자살할려고 하지만 카자미의 생에 대한 열정을 보고 살기로 결심하고 떠나 오토히코의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다. 

'N.P'를 읽고난 느낌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은 것과 같은 것이었다. 잔잔한 감동과 슬픔 그리고 결코 가볍지 않은 무거운 주제.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것이 일본문학의 특징인 것일까? 

사랑이라는 감정이 축복받기 시작한 것은 인류역사에서 오래 되지 않았다. 근세까지만해도 사랑의 감정은 죄악시 되었다. 그럼 사랑은 누가 정의했으며 바람직한 사랑은 누가 정한 것인가? 사랑은 그 순수한 마음 하나로 축복받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통념과 관계된다. 따라서 동성(同性)간에 사랑을 한다고 하면 '불결하다', '미쳤다'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동성이지만 순수하게 사랑할 수도 있는 것인데 불구하고, 사람들은 동성간의 사랑을 금지된 것으로 간주한다. 순수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사랑이라는 것은 그 시대의 통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N.P'를 통해 작가가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그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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