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패배자 - 한 권으로 읽는 인간 패배의 역사
볼프 슈나이더 지음, 박종대 옮김 / 을유문화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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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모회사에서 세계일류기업이 되겠다는 의미에서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습니다'라는 광고카피를 내보낸 적이 있었다. 인류의 역사가 승자들의 기록이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는 1등을 기억하고 배우고 있지 1등이 있기위한 2등은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가 망각하고 있던 2등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는 정치인에서부터 과학자, 작가, 화가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대부분 승자들에게 패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2등이 된 인물들인데, 작가는 그들을 통해 승자들에게 패한 패자들이 오회려 승자들보다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인물이었다고 말한다. 그를 통해 우리는 흔히 승자로 예찬하고 있던 인물들의 어두운 면도 동시에 보게되는데, 나는 괴테에 대한 작가의 비판에 상당히 놀랐다.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고, 나에게 깊은 감동을 준 '파우스트'를 지은 작가이자, 법률가이자, 과학자이기까지도 했던 그는 나에게 우상같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괴테는 자기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인정하지 못하는 독선과 오만에 가득한 인물로 나온다.  

   뿐만아니라 남녀평등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자신을 '불쌍한 존재'라고 불렀던 천재 과학자 리제마이트너 이야기는 정말 안타까웠다. 핵폭탄이니 원자력발전하면 우리는 아인슈타인만을 기억하지 그토대를 마련한 리제마이트너는 전혀 알지못한다. 위대한 발견을 하고 그 연구성과를 오토한이라는 과학자와 나누었지만 노벨상은 그에게만 돌아갔다. 그녀와 비슷하게 DNA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하였지만 그 성과를 왓슨과 크릭에게 빼앗긴 로잘린드 프랭클린. 아무도 우리는 그녀가 누군지 알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역사가 남성중심의 역사이기때문에, 그녀들이 여성이었기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자 내가 남성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부끄럽고 그녀들의 높은 업적과 능력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한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동안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역사의 이면을 볼 수 있었고, 패배라는 것도 엄청난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 책의 가장 큰 소득은 괴테에 대한 이야기와 불운의 과학자 리제마이트너를 알게 된 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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