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한 가정에서 가장 노릇을 하는 아버지들의 무거운 어깨를 담아내고 있다. 세대가 바뀌고 시대가 변한다고 해도, 아버지가 되어 한
가정을 이끄는 남자들의 삶은 어려울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며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이 있다. 여자의 삶도 어렵겠지만, 대한민국 남자는 정말로
힘들 것 같다는 사실. 여자들이야 결혼, 육아를 통해서 잠시 회사를 떠날 꿈을 꾸고 상상을 할 수 있지만, 사실 남자의 경우, 즉 아버지의 경우
그러한 행동은 곧 무책임함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즉 평생 일을 해야지만 그나마 책임감있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또한 뒷부분에서 다루는 소설의 인물들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자주 등장한다. 5,6편에서 다루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미지는 다르게 묘사되지만, 6장에서 등장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그들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주는데 한 몫 한 것 같다. 이것을 의도해 소설을
썼는지만 모르겠지만 나에겐 그러한 작용이 왔다.
잘 아는 사람도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 자신도 나를 모르겠는데,
어찌 모든 사람의 속을 헤아리고 알 수 있을까. 홍상수 감독의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