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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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서 늘 드는 생각…….

   아~~~~ 또 뭘 어떻게 써야하나. 항상 재미있게는 읽었는데 할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근 몇 년을 한 달에 한편은 쓴 것 같은데 쓰고 싶은 말이 마구마구 떠올랐던 책은 몇 권 안 되는 것 같다. 역시 가장 나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들이 할 말도 많았던 것 같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펴냈던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의 처녀작인 농담으로 말하자면 주인공의 이름도 잊어버린 지금 책의 내용을 생각해보니 무심코 내뱉은 농담, 축출, 귀향, 농담이 되어버린 어설픈 복수, 옛 것과의 어울림 대충 이런 것들이 떠오른다.

   나의 현실이나 경험과는 먼 이야기 같으면서도 소소한 부분을 따져보자면 말실수나 작은 행동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던 경험에서 일맥상통한 부분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은 사회주의라는 체제의 모순에서 벌어진 상황인 반면 나의 경우는 잡다한 일상 속에서 벌어진 일들이라는 점이 다르지만 말이다.

 

   근래 밀란 쿤데라나 도리스 레싱과 같이 자연스럽게 사회주의 체제를 경험했던 작가들의 책을 읽게 되면서 느끼게 된 점이 있다. 봉건사회에서 환영 받았던 사회주의의 규모와 영향력이 어린 시절 공산당하면 소련, 중국만 떠올렸던 것과 달리 생각 외로 세계 곳곳 깊숙이 번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깨닫게 된 이상과 현실의 모순에서 사회주의 체제 내부에서도 끊임없는 균열이 일어났고 이들처럼 자기 비판적인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결국 체제 붕괴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두 체제와 강대국들 사이에서 2분법처럼 갈라진 특수한 상황이어서인지 소설가들이 보여주는 사회주의 체제나 모순과는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사상적 분단국가…….

   바람직하지 않은 희귀성이 슬프다.

 

   *밀란 쿤데라 |||1929년 체코의 브륀에서 야나체크 음악원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밀란 쿤데라는 그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하고 프라하의 예술아카데미 AMU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 수업을 받았다. 1963년 이래 「프라하의 봄」이 외부의 억압으로 좌절될 때까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운동'을 주도했으며, 1968년 모든 공직에서 해직당하고 저서가 압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농담』과 『우스운 사랑』 2권만이 쿤데라가 고국 체코에서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농담 La Plaisanterie』이 불역되는 즉시 프랑스에서도 명작가가 되다. 그 불역판 서문에서 아라공은 "금세기 최대의 소설가들 중 한 사람으로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주는 소설가"라고 격찬한바 있다. 2차대전 후 그는 대학생, 노동자, 바의 피아니스트(그의 아버지는 이미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다)를 거쳐 문학과 영화에 몰두했다. 그는 시와 극작품들을 썼고 프라하의 고등 영화연구원에서 가르쳤다. 밀로스 포만(Milos Forman), 그리고 장차 체코의 누벨 바그계 영화인들이 될 사람들은 두루 그의 제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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