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인생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으로만 봐서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와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조금은 귀여우면서도 당돌한 사내아이의 재미나면서도 가슴 찡한 이야기들을 담아 내는 그런 책 말이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정직하게 다른 사람을 도와 가며 살아가는 한 가정의 감동적인 부분보다는 산동네의 찌들고 힘든 삶에 짜증을 느꼈다.

그것은 요즘 세대들이 모르는 그 힘들고 어려운 삶의 어린 시절을 나도 조금이나마 경험하며 지나 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다닥 다닥 붙어 있는 여러개의 단칸 방속에 각각 적어도 다섯에서 일곱명의 식구들이 모여 사는 달동네.... 아이들은 학교 외에는 더 이상의 교육도 없이 항상 꼬질 꼬질한 모습으로 해질녘까지 몰려 다녔고 지금 아이들은 보지도 못했을 연탄불을 피워 가며 동그란 양철 밥상에 김치와 밥만 놓고 저녁을 먹던 그 시절....

물론 어린시절의 나에게도 땅따먹기, 딱지 치기, 술래잡기, 다방구, 구슬치기, 고무줄놀이등등.....아이들과 재미있게 놀던 추억도 많지만 그때의 어른들에겐 먹고 사는것 외엔 다른 이유가 없었던듯 보였다. 어른이 된 지금 내가 지내온 아홉살이 작자의 아홉살 보다는 이후이기에 조금은 더 호사스러웠을 수 있음에도 그저 낭만과 추억으로만 다가오지 않는 것은 어른이 된 내게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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