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따먹기 청년사 고학년 문고 6
최진영 지음, 김홍모 그림 / 청년사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는 동안 각각의 주인공들과 함께 나의 어린 시절 추억 속을 돌아다녔다. 요즈음의 아이들이 과연 땅따먹기 놀이를 알기나 할까? 안다하더라도 흙이 보일까 무섭게 보도블록이나 도로로 포장되는 도시생활 속에서 땅따먹기놀이를 할 만한 흙 땅을 찾아보기는 정말 힘들 것이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만 하더라도 동네 아이들과 매일 해질 무렵까지 작은 돌멩이 하나씩 손에 들고 따먹어도 결국 내 땅은 될 수 없는 골목 땅에 금을 그어가며 뿌듯해했던 생각이 난다.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듯 흙 땅이 사라져가면서 동물들과의 관계도 많이 변했다. 자유롭게 마당에 풀어 놓아 기르던 동물들을 언제부터인가 방 안에 모셔서 키우게 되었다. 애완동물에게 옷 입히고 사료주고 애지중지 키우는 것이야 시대가 변했으니 무어라 할 수 없지만 나이 들면서 땅이 그리워지는 나를 생각하면 동물들도 자유롭게 넓은 땅 위에 뛰어다니며 사는 것이 훨씬 행복할 것 같다.


   어린 시절 나도 마당 있는 집에서 살았었다. 마당뿐 아니라 아담하고 낮은 옥상도 있었고 마당엔 여름에 시원한 지하수를 뿜어 올리는 펌프와 수도가 함께 있었다. 마당이 있었으므로 고양이나 강아지, 병아리도 마음 편히 키우며 우리가 먹던 밥을 같이 나누어 먹었었다.

   어느덧 엄마가 되고 아파트 생활을 하다 보니 아이들이 너무 키우고 싶어 하는 동물들을 키우기가 부담스럽다. 어린 시절에는 마냥 좋기만 하던 동물들이 또 하나의 일거리로 여겨지는 것이다. 그래도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 조르는 아이들에게 엄마 손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키울 수 있을 때까지 얼마간 기간을 유보시켜 놓았다.


   그 때가 오면 마당, 옥상, 다락방이 있는 아담한 집에서 엉뚱하고 귀여운 꼬꼬, 의리 있는 짹짹이, 믿음직스러운 누렁이, 고양이답지 못한 착한 모질이, 꾀보 서생원과 같은 동물들과 어울려 함께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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