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우리나라 삼한지 세트 - 전10권 만화로 보는 우리나라 삼한지
류기운.이수겸 지음, 동네스케치 그림 / 애니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만화책을 보는 것보다 일반 동화책을 읽는 것을 훨씬 좋아한다. 만화책을 많이 보면 잔소리를 해도 일반 동화책을 보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나도 그러한 부모들 중 한사람이었다. 아이가 너무 만화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지나가며 한마디씩 잔소리를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오히려 내가 아이를 위해 만화책을 구입해서 슬며시 책상 위에 놓아두게 되는 계기가 생겼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관한 만화를 외우다시피 본 아이가 미술관에 가서 신화를 소재로 한 그림들을 흥미롭게 바라보더니 액자 속 그림이 신화의 어떤 장면을 묘사한 것인가에 대해 나에게 설명을 해주는 것이 아닌가. 비단 그림 뿐 아니라 신화가 단편적인 소재로 사용된 이야기책이나 영화의 내용도 쉽게 이해하게 되었다.

   사실 나도 어린시절 <베르사이유의 장미>라는 만화책 속에서 프랑스 역사를 만났고 허영만의 <각시탈>을 보면서 일제시대의 암울했던 우리 역사와 그 속에서 활약한 독립군의 모습을 보았었다.


   그 뒤로 나는 아이에게 만화책 읽는 것을 권한다. 물론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권한다. 어렵게 생각되는 분야의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만화로 만든 책, 만화의 묘사가 아이들이 보기에 잔인하지 않고 지나치게 상스럽거나 과격하지 않은 언어들을 사용하여 만든 만화책들을 골라 슬며시 아이 옆에 놓아둔다. 일단 흥미 있게 이야기에 접근하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는 부분들도 이야기의 연관성을 찾아 쉽게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이 전쟁으로 일관된  복잡한 역사는 남자아이들의 경우 흥미를 갖지만 여자아이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어떤 방식으로 역사에 흥미를 갖게 해 줄까 고민하던 중에 만난 만화 삼한지는 그런 이유로 너무 반가웠다. 아이에게뿐 아니라 나에게도 우리나라 삼국시대를 다시금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에게 조선의 역사는 왕의 계보에 음률을 붙여서 외울 정도로 익숙한 반면 삼국의 역사는 단편적인 에피소드나 위인들 위주로 많이 알려져 있어 전체적인 맥락을 잡기 어려웠었다. 그런데 각 권에 붙여진 제목이 삼국의 역사 속에 등장하는 잘 알려진 인물들 위주로 되어있어 인물 중심적인 위인전 모음이 아닐까 하는 우려와 달리 삼국의 시작에서부터 삼국의 통일까지 이어지는 전체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 삼국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많은 전쟁장면들을 아이들을 배려하여 잔인하게 표현하지 않고 암시적인 방법을 사용하였고 심각한 역사 이야기를 만화의 장점을 십분 이용하여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

   

   본격적인 역사 공부에 앞서 아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기에 알맞은 책이다. 앞으로는 지루하다고 투덜대던 박물관 관람이나 유적답사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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