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셀리반 - 러시아문학 다림세계문학 9
니콜라이 레스코프 지음, 이상훈 옮김 / 다림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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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 셀리반>은 19세기의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레스코프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청소년들에게 재미있는 읽을거리와 교훈을 선사하기 위해 쓴 이야기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이미지들은 사회주의, 공산당, 영화 007 속에서 그려지는 악당들……, 대부분 이런 것들이다 보니 동화나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러시아라는 나라와는 왠지 이질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괴물은 셀리반이 아니라 바로 너희들 자신이었던 거지. 너희들의 의심이 셀리반의 선한 양심을 볼 수 없게 가로막았던 거야. 셀리반의 얼굴이 어둡게 보인 것도 너희의 눈이 어두웠기 때문이지.”라고 주인공에게 말해주었던 예핌신부님의 말처럼 나 또한 러시아라는 나라에 대한 단편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러시아의 모든 것을 평가하려했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나의 선입견과 달리 흥미진진한 전개로 읽는 동안 너무 재미있었고 인간의 어리석음을 정확하게 꼬집는 풍자적인 표현들에 나를 스스로 돌아보게 만드는 깊은 교훈을 주는 동화였다. 셀리반을 괴물로 만든 것은 주변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암시하면서도 어느 부분 정말 셀리반이 괴물이 아닐까하는 의심을 품게 하는 표현들이 일반적인 내용의 전개가 모두 들여다보이는 동화와 달리 책을 읽는 긴장감과 재미를 더해주었다.  


   외바퀴 손수레에 누더기를 걸친 병든 여인을 태우고 가는 셀리반을 보고 어떡하다 그렇게 되었는지 묻는 사람에게 셀리반이 “이 땅의 차가움 때문이오. 라고 내뱉듯 하는 말은 시대를 넘어 개인주의화로 이웃에게 점점 차가워져 가는 요즈음의 모습에 대한 질타처럼 다가와 왠지 씁쓸하기도 했다.


   편견으로 주변을 제대로 바로보지 못하거나 심지어 대중심리에 휩쓸려 약자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어 ‘왕따’를 만들어 내는 이 시대의 아이들과 함께 어른들에게도 자신이 괴물이 되어 가는지도 모르면서 또 하나의 <괴물 셀리반>을 만들어 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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