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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판의 문법 - 살아남은 증언자를 매장하는 탈진실의 권력 기술 ㅣ 아우또노미아총서 68
조정환 지음 / 갈무리 / 2020년 3월
평점 :
이 책은 [증언혐오]와 시리즈로 쓰인 책이다. [증언혐오]에서 저자는 온갖 혐오와 악성 루머로 더럽혀진 증언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찬란히 빛나다가 곧 그 빛을 잃을 위기에 처한 진실의 힘을 다시 살려내는 데 집중했다. 이어지는 [까판의 문법]에서는 권력형 성폭력을 증언하는 증언자에게 먹칠을 해대는 혐오세력, 그 끔찍한 범죄집단의 기술과 작동방식에 집중한다.
저자는 이 시대 가해 세력의 민낯을 보여준다. 이 책을 만나면 가해자들은 입을 꾹 다물고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자의로 이 책을 펼쳐보길 기대하는 건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어서 건물을 샀는데 우연히도 그 건물 바로 옆에 지하철이 뚫리길 기대하는 것만큼이나 황당무계한 바람일 것이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이 책을 바로 내가 읽고 가해자들의 귀에 그들이 가장 두려워할 말들을 들려주는 것이다. 물론 혼자서는 안 된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나와 함께 연대해 주기를!
촛불이라 불리는 연대의 힘이 만들어내는 진실 공통장의 목소리가 사방에 먹물 오물 똥물을 튀기며 날뛰고 있는 저 범죄자들이 도저히 듣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크게 울려 퍼질 때, 비로소 이 책의 독서는 완료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