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력 - 예능에서 발견한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
하지현 지음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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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하루를 버티게 하는 마음의 힘'은 무엇인가?


 보통 우리는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웃고 즐기는 시간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 시간'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굉장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마음에 와 닿았던 몇 가지를 소개한다.


콤플렉스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라 


 보통 사람들은 어떤 콤플렉스가 있으면, 그와 관련된 상황 자체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예능인들은 오히려 콤플렉스를 캐릭터로 만들어서 먼저 얘기하고 마침내 장점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 사람들은 연예인이고, 그런 직업이니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들은 불특정 다수들-거의 전국민-에게 자신의 콤플렉스를 개방하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우리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만 용기를 내면 되지 않는가?


병풍이 되는 것을 노여워하거나 슬퍼 말라


 불과 얼마 전에 읽었던 다른 책의 내용과 겹쳐지면서, 더욱 마음에 다가왔다. 그 책에서는, 전혀 눈에 띄지 않고 중요하게 보이지도 않는 일이라도 반드시 누군가 한 사람은 지켜본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지구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내 전공이 지구과학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공감가는 내용이었다. 우리에게 세상의 전부로 느껴지는 이 지구가, 태양계의 8개의 행성 중 하나에 불과하며 그런 태양계는 우리 은하에서 하나의 점으로밖에 표시되지 않는다는 것. 그런 우리 은하조차 우주의 수많은 은하 중 하나라는 것. 즉,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어도 또 다른 곳에서는 '병풍'이 될 수밖에 없다. '우주'급의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리액션이 없으면 소통도 없다


 학원 강사가 직업인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내가 학원에서 수업을 할 때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다. 오죽하면 나를 포함한 학원 강사들은 '아무 반응없는 학생보다는 떠드는 학생이 낫다'라고 한다. '이해돼요?' '알겠어요?'라고 했을 때, 작게나마 고개라도 끄덕여주는 학생이 있다면, 난 그 작은 행동 하나에 용기를 내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아무리 물어봐도 반응이 없으면 '이 아이들이 내 수업이 마음에 들지 않나?'같은 생각을 하게 되어,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고 정말 필요한 말만 하게 된다. 그러면서 수업은 점점 경직되어 간다. 

 일상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아주 작은 표현 하나가, 깊은 소통의 시작이다.


인생에서도 즐거운 실패는 가능하다


 우리가 게임을 할 때를 생각해보자. 이왕이면 RPG게임보다는, 고전 게임처럼 CLEAR 또는 FAIL이 존재하는 그런 게임. 난 이 부분을 읽으며 어릴 적 했었던 '고인돌'과 '너구리'가 생각났다. 3번 정도 뾰족한 곳에 찔리거나 괴물과 닿으면 죽어버리는 게임. 그럴 때 우리는 '아, 실패했네. 나는 아무리 해도 안되나봐. 난 왜 이럴까?'따위의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 아까워라. 다음엔 꼭 성공해야지'라며 투지를 불태웠을 뿐. 그리고 실제로도, 여러 번 실패하다 보면 꼭 성공하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었다. 왜 그걸 잊고 있었을까? 우리가 인생에서 실패를 경험할 때에도 이와 같다면 어떨까? ^^


때로는 적극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말라


 개인적으로 내가 굉장히 자주 하는 것인데, 이 책의 저자께서 'active inactivity'라는 그럴 듯한 이름도 붙여주셨다.(^^) 정말, 누워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낼 때가 종종 있다. 사실 나는 이 책에서처럼 내 안의 무언가를 비운다거나 하는 거창한 의미가 아니라, 모든 것이 귀찮아서였지만..^^지금 생각해보면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귀찮아서 아무 것도 안하다 보면,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 귀찮아져, 뭐라도 하고 싶어졌으니까……. 일종의 나만의 '힐링'이 아니었나 싶다.


고백을 들어 주는 사람이 되자


 나는 한 때 내가 '상담'에 관해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줄 알았다……^^. 친구와 심도있게 대화를 시작하고 나면, 그 어떤 친구이든 금방 자신의 비밀을 내게 털어 놓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가정사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하며 눈물을 보였다. 다른 사람에게 쉽게 털어놓기 힘든 이야기들을 내게 눈물을 보이며 한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친구들에게 그런 얘기를 듣기 전에 나는 항상, '무슨 일이 있어도 너의 편이다. 너를 이해한다.'라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했다. 그뿐이다.

 내가 체득한 한 가지 팁을 말하자면, 예능 방송에서는 전국민이 보는 방송이기에 '비밀 엄수'같은 조건이 없겠지만 실생활에선 다르다. '마음놓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에게 말하고 다니지 않겠다는 믿음을 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신념은 이렇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비밀이라며 내게 말해준 이야기를, 

내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하지 않기'  

누군가의 고백을 들어주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신뢰를 지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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