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의 기술 작가 이상혁 출판 생각정리연구소 발매 2017.04.20. 평점 리뷰보기 개인적으로 저는,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방금 배운 사항을 정리하거나 "이건 서로 뭐가뭔지 헷갈리는데 좀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아봐야겠다" 싶을 때 메모를 하지 않고 머리 속에 애써 저장했다가 실행에 옮기곤 했습니다(이동 중이라서 바로 실천이 힘들 때. 아니라면 바로 하면 되죠). 좀 급한 상황에서도 종이에 메모를 하지 않고 머리를 주로 활용했다는 뜻인데요. 이렇게 머리를 자꾸 써 버릇해야 두뇌의 활력이 감소되지 않는다는 믿음에서였는데, 최근에는 슬슬 기대치를 낮추고 종이에 적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너무 다루는 사항이 많아지다 보니 감당이 안 되어서입니다. 여튼 "암기는 필요없다. 모바일 웹이 있으니 바로바로 찾아보면 된다"란 가르침은 틀린 것입니다. 머리 속에 저장된 사항이 많아야 이게 무작위로 융합하면서 기발한 영감이 자주 떠오릅니다. 암기 주입식 교육의 산물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크리에이티브 유지를 위해서도 머리에 든 게 많아야 합니다. 아무것도 안 들어 있는데 무슨 기발한 생각이 나겠습니까. 다만 자기가 원해서 자발적으로 머리에 구축하는 Db가 되어야 할 뿐이죠.이상혁 저자님의 노트 정리 기술을 보면 실로 놀랍다는 말밖에 안 나옵니다. 이 정도를 (흉내내어서, 혹은 배워서) 실천에 옮기는 것도 힘든데, 이걸 처음 고안하신 분은 얼마나 많은 노고가 투입되었겠나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저자께서는 11단계로 분류한 노트 정리법을 이처럼 창의적으로 생각해 내신 건데, 하긴 노트 하나에다 아이디어, 새로 배운 사항, 스케줄, 이 모든 잡동사니 같은 편린들을 다 욱여넣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생각이 아니라 우리들 대부분은 그런 "실패한 노트법"을 이미 인생에 한 번 정도는 다 시도해 보다 집어치운 사람들입니다. 안 되는 건 벌써 안 되는 이유가 그 방법 속에 내재해 있었기에 안 되었던 거죠. 체계적으로 노트를 쓰지 않으면 그건 그냥 낙서장에 불과합니다. 너무 번거롭지 않은가?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아예, 자기 머리 하나만 믿고 도구의 도움 없이 타고난 체질, 재능 하나만 믿고 무한 역량 강화에 나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맨 위에 썼듯, 웬만한 능력자에게도 무지 힘듭니다). 그러지 않고 노트를 써야겠다는 욕심이 있으면, 기왕 할 것 제대로 하자는 뜻에서, 이 저자님의 패러다임대로 11단계를 다 해 봐야 합니다. 이렇게 안 할 바에는 아예 속편하게, 정리고 뭐고 할 것 없이 대충 흘러가는 대로 닥치는 대로 살면 그만입니다.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행동하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데 그렇게 되거나 말거나 말이죠.저자께선 "수집→정리→실행/확장→응용"의 네 단계를 강조합니다. 일단 활발한 경제활동(어떤 형태의 사회 참여라도)를 하지 않으면 뭘 수집할 소재조차 안 생기겠지만, 셜록 홈즈가 말했듯 "벽돌이 있어야 집을 짓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천재적인 사고 능력, 순도 높은 크리에이티브를 지녔다 해도, 수집할 필드가 안 갖춰져 있으면 말짱 소용 없습니다. 애써 모은 사항을 잘 정리한 후에는 이를 실행에 옮길 마인드셋이 이뤄져야 합니다. 노트는 일단 "하루노트"가 따로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네요. 사실 많은 이들이 애용하는 건 이 "하루노트"뿐인데, 문제는 하루노트가 하루노트로 그치고 말기에 정말 쓸모없는 주관적 일기장 외에 아무 구실을 못한다는 겁니다. 예전부터 정리되지 않은 지식은 지식이 아니라는 말도 있었지만, 이 하루노트를 기반 삼아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는, 더 크고 더 실용적이며 독자 이유를 갖춘 별개의 업무 노트, 생각 노트로 연계가 이뤄져야 합니다. 마치 회계사(나 회사 업무 담당자)들이 처음에 분개를 하고, 이걸 계정원장에 전기(이기)하고, 이를 토대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마구잡이로 단식 장부 정리만 하고 마는 사업체가 자기 이익이나 제대로 관리하겠으며, 하물며 공개시장에 올려 투자자들의 가치를 끌어 모으는 게 불가능한 이치입니다.노트 정리는 자신에게 정직해지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머리 속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허랑방탕한 인생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며 썩은 소통을 일삼지만 그게 오히려 "선민의식"의 발로인 줄 착각합니다. 배배 꼬여도 이만저만 꼬인 게 아닌, 뭔가 정신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소치이죠. 이런 사람들은 일단 제 머리 속의 생각이나 그간 잘못 살아온 비틀린 역정에 대해, 대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되었는지 "정리"가 필요합니다. 어떤 인간은 그냥 거짓말만 해도 될 걸, 거짓말의 본체에다 몇 배로 살을 붙여 연극을 한 편 벌이고 삽니다. 아마 거짓말을 불려서 말하면, 듣는 사람이 "이런 거창한 거짓말을 설마 할까?"라며 선의로 믿어 줄 것이라는 아주 유치한 기대를 하는 거죠. 이런 터무니없는 엉터리 사연을 몇 갑절로 꾸미는 인간은 첫째 남한테 정직한 소통을 할 태세가 안 된 자신에 대해 매우 자존감이 낮습니다. 둘째 그 낮은 자존을 두고서도 정직한 노력을 통해 향상할 생각은 않고, 게을러터진 종래의 습관을 지키느라 정신의 역량을 다 쏟아 붓습니다. 셋째 여전히 낮은 자존을 두고서도 타인에게는 인정을 받고 싶은 치졸한 욕구는 있는지라, 거짓말은 거짓말대로 멈추질 않습니다. "저는 한없이 낮은 사람입니다." 자기 딴엔 겸손을 가장한 거짓말인데, 알고 보면 또 정직한 고백이기도 한 거죠(ㅋ).이런 근본적으로 썩은 마인드셋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자신의 모든 일상과 정보와 업무 현황을 정리한 노트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노트 정리는 비단 일 잘하게 돕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 자체를 바꿔 놓는 일종의 학습, 공부, 수련이기도 한 것입니다. 저자께서는 "이걸 그대로 따라할 필요는 없다"고 하시는데, 일단은 모방이라도 그대로 따라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따라하다 보면 체질화가 되고, 그러다 보면 자기만의 사정에 맞게 개량도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노트 정리 기술뿐 아니라 세상 모든 이치가 이와 같습니다.http://blog.yes24.com/document/9695673노트의 기술개인적으로 저는,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방금 배운 사항을 정리하거나 "이건 서로 뭐가뭔지 헷갈리는데 좀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아봐...blog.yes24.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