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야수의 나라』리뷰

야수의 나라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2월

『야수의 나라』리뷰

이야기의 주인공인 재휘와 선영은 같은 사람으로부터 각각 자신의 아버지를 잃었다. 무섭도록 잔인하고 치밀하며 광폭한 강 회장으로부터다. 많은 사람들이 강회장 하우스에 들어와 포커 게임을 하고, 도박에 빠져들어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번뜩 정신을 차려봐도 이미 강 회장의 손아귀 안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 결말은 죽음, 혹은 죽음보다 더 비참한 삶이다.

재휘가 줄곧 이야기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이기기 위해서 포커를 치면 결국 망한다. 상대방을 이기는 걸로 복수를 하려 하면 영원히 복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기려 하면 언젠가 진다. 하지만 지려 하면 이길 수 있다. 모순적이지만, 이것이 이 이야기의 실마리다. 이야기의 끝에서, 선영은 극적으로 복수에 성공한다.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졌기 때문. 진정한 승리는 게임을 이기는 것에서 오지 않았다.

"시험하려는 건 오빠가 아니라 저예요."

"……뭐?"

"아저씨는 절 보내주시면서 그러셨어요. 오빠에게 포커가 아니라 복수심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라고. 궁금해요. 그 방법이 뭔지, 그게 되긴 되는 건지."

이기려 하면 언젠가 진다. 이기는 걸로 복수를 하려 하면 영원히 복수를 할 수 없다는 것은, 포커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메시지다. 이기는 것만이 승리가 아니라는 것.

스토리 흐름이나 문체가, 인터넷 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혹은 짧은 버전의 드라마 대본 같은. 속도감 있게, 그리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포커를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포커의 룰을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는 더욱 흥미진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