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애장판 1~8 박스 세트 (완결)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기생수'는  만화가 이와아키 히토시의 장편 SF 만화이다. 기생수의 첫 장은 이런 의문으로 시작한다.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인간의 수가 절반으로 준다면 얼마나 많은 숲이 살아남을까…」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인간이 100분의 1로 준다면 쏟아내는 독도 100분의 1이 될까…」


'누군가 문득 생각했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다음장 테니스공 정도의 크기에 개체수가 불분명한 기생수가 나온다. 이 만화가 주는 공포감 중 하나는 기생수의 정체가 불분명 하다는 것이 첫째다. 개체수도 정체도 제대로 알 수 없는 기생수. 분명한 것은 이 기생수가 인간의 귀나 코로 들어가 인간의 머리를 숙주로 삼고 움직이며 인간을 먹는다는 사실이다.


모든 만화의 주인공이 그러하듯 평범한 고등학생인 신이치는 자는 도중 몸에 침투하려던 기생수를 뱀으로 착각한다. 재빠른 그의 응급처치로 신이치의 기생수는 머리를 점령하지 못하고 오른팔에서 성장해버린다. 뇌를 점령당한 사람은 자신의 의지를 잃어버리지만 오른팔에서 자라난 신이치의 기생수는 서로 몸을 공유하게 된다. 오른팔은 기생수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 나머지는 신이치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신이치의 혈액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는 기생수 '미키'는 신이치가 목숨을 잃지 않도록 지켜내야 하므로 둘은 기묘한 공생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둘의 공생이 굉장히 흥미로운데, 기생수는 감정이 없다. 오직 본능만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 지식을 학습할 수 있다. 똑똑해진 미키는 책에서 배운 지식과 신이치를 통해 인간을 이해한다. 신이치 역시 사람들은 오직 먹기 위해 돼지와 소를 기르는데, 사람을 먹이로 하는 기생수로부터 사람을 구하려는 것이 맞는 것인지. 사람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른 많은 생명들을 죽여왔는데, 왜 기생수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다른 생명체인 기생수와 공생하며 인간의 감정을 조금씩 잃어가는 신이치는 좀 더 객관적으로 인간들의 세상을 바라본다. 지구라는 공간 안에서 여러 생명들과 공존해야 하는 인간, 그런 인간이 가져야 하는 정체성과 다른 생명체들과의 공생 등 인간과 생명, 생물들에 관한 여러가지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주제를 이끄는 이야기는 탁월하지만 심약한 사람이 보기에는 좀 잔인할 수 있다. 감정 없는 기생수들의 표정과 잔인하게 인육을 해체하고 먹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평범한 고등학생 신이치가 기생수와 공생하며 몸도 마음도 강해지는 이야기, 가족, 사랑이야기 등 주제나 그림은 성인만화 같지만 소년만화의 패턴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적-> 쎈 적-> 더 쎈 적->최종보스)


처음 이 작품을 본 게 고등학생 때였는데 심약한 여고생이 보기엔 좀 충격적인 내용이었으므로 꿈에서도 이 이야기에 시달렸던 기억이난다. 조금 각오를 하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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