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 세계문학전집 싱글 에디션 1 세계문학전집 싱글 에디션 2
F. 스콧 피츠제럴드 저/한은경 역 / 민음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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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최근도 아니다. 2009년 영화로 벌써 4년이나 되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고 해서 영화도 나왔던 피츠제럴드의 소설이다.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신기할 만큼 굉장히 짧은 단편소설이다.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짧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말이다. 하지만 분량에 비해 내용은 꽤 심오하다. 그리고 한 사람의 일생이 거꾸로 흘러간다는 상상 자체가 매우 충격적이다. 사실 너무 짧은 분량이라 피츠제럴드가 말하고자 했던 바가 무엇인지 잡아내기가 힘들었다.

인생에 대한 조롱일까?

보편적인 인생방식이 진리이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벤자민의 아버지가 그렇다. 처음에 70대 노인으로 태어난 아들을 받아드리지 못한다. 그래서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아기’처럼 대우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그것에 집착한다. 그런데 그것은 벤자민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벤자민의 아들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역전되어 벤자민이 ‘아기’가 되어가는데 아들은 받아드리지 못한다. 이러한 그들의 꽉 막힌 모습은 심지어 우스꽝스럽고 한심해보이기 까지 한다. 피츠제럴드는 사회적인 틀에 갇힌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은 아닐까?

한편으로는 인생에 대한 허무주의가 아닐까?

우스게 농담으로 사람의 일생은 아기에서 시작되어 다시 아기로 돌아간다고 한다. 이것은 농담같은 사실이다. 피츠제럴드는 이 사실을 나름대로 각색해서 이 소설을 쓴 것이 아닐까? 벤자민 버튼은 ‘아기’로 태어나서 ‘아기’로 돌아간다. 두 ‘아기’의 개념이 다르긴하지만 어쨌든 사실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죽음과 탄생이 겹쳐지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이 소설은 그림 같기도 하고 시 같기도 하다. 아주 간단하지만 독자에게 강한 이미지를 남긴다. 조금은 난해하지만 매우 심도깊고 인상깊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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