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다소 무협의 냄새를 풍기기는 하지만 역시 판타지쪽이다. 앙신의 강림을 읽고 바로 이어 읽은 쥬논의 작품이다. 천마선은 천계, 마계, 선계..를 합친 제목이라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합하는 강력한 지배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전작과는 달리 시작부터 캐릭터의 강렬함이 재미를 준다. 수천명을 눈깜짝할 사이에 죽이는 커눌과 그의 종 베리우스와의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많은 추측과 오해를 낳게 되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전개와 치밀한 설정이 꽤 빠른 속도로 소설을 읽게 만든다. 또, 주인공과 적대적 인물로 나오는 북해제측의 무술명이 독특한데 - 이를테면 '천둔의 술'이라든지 '양극합벽' 등이 인상적이다. 마찬가지로 베리우스측의 주 마법(?)이 되는 '크아이어제닉필드'도 현대 물리학적 개념을 적용시킨 독특한 스킬이다. 두 작품을 통해 보건대 작가는 선악에 대해 이분법적이거나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있고(하긴 요즘 그런 사고틀에 얽매인 작품이 얼마나 있으려나..) 오히려 경쾌하고 따뜻한 악마를 잘 그려내는 매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