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이다. 처음 몇장을 읽으면서 주인공 사이신과 바바의 말씨름을 보고 책을 계속 읽어야하나를 잠시 고민했다. 시작 부분에서 캐릭간 말장난이 이어지면 대개 그 작품은 맹탕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도에 포기했으면 아까워서 어찌했을까나... 카마신은 내가 이때까지 읽은 판타지 중에서도 몇 손가락안에 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뒤로 가면 갈수록 재미있다. 원래 재미있는 작품이란 주인공의 카리스마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주인공은 물론이고, 보조적 인물 어느 하나도 빠지는 사람이 없다. 적재적소에 꼭 필요하면서도 다양하고 개성적인 인물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다소 상투적일 수 있는 설정에서도 인간의 내면과 인생의 곰씹어 볼 수 있는 해석을 깔아놓아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헐리웃 영화의 그 느끼하기 짝이 없는 가정옹호와는 달리, 정말 가족이 무엇인지, 믿음이 무엇인지, 인간관계란 무엇인지를 무겁지 않게 그리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감동을 준다. 각 권마다 뒷편에 실려 있는 외전격의 토막이야기들도 작품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이다. 자칫 의미 없이 사라질 수도 있는 조연들에 대한 꼼꼼한 설정을 엿볼 수 있다. 카마신 옆구리를 항상 독차지하고 있는 쪼매난 신이와 달이, 그리고 카마신을 그림자처럼 지키는 네루가, 군사 데이룬, 샤와 드래곤 카이드론(이런 류의 드래곤이 다른 작품에서는 얼마나 가볍게 그려졌던가...) 그리고 뒷부분에 등장해 영웅적 매력과 멋진 아버지상을 강렬하게 보여준 무룬제국의 황제까지 어느 하나 버릴 수 없는 인물들 매력에 흠뻑 취해 하나하나 인물 이름을 기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