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잘 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게 뭘까? 나는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영어든 중국어든 일어든 마찬가지다. 외국어를 잘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높은 지적 능력이 아니라, 어떤 실수에도 당황하지 않는 뻔뻔함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랜 세월 영어에 시달리고, 시간을 투자하고, 짝사랑에 가까운 구애를 하면서도 그 빌어먹을 열등감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혹시’ 못 알아듣는 단어라도 있을까봐, ‘행여’ 문법이 틀리기라도 할까봐, 얼마나 비굴하게 노심초사해왔던가. 그런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을 자격이 있다. 이 책은 얼마 되지 않는 영어권 화자에게 주눅 들어 있는 나머지 다수의 비영어권 화자를 위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우리가 얼마나 영어배우기에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나를 알 수 있다. 솔직히 통역을 하거나, 학술연구를 할 게 아니라면 굳이 어려운 영어 단어를 쓸 이유도, 기회도 별로 없다. 영어를 전공하거나 공식 석상에서 품위 있는 영어를 구사할 게 아니라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아주 쉽고 현실적으로 담고 있다. 영어를 잘 하지는 않지만, 저자는 당당하게 말한다. 나는 영어를 못한다. 하지만 네이티브보다 설득력 있게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 이만하면 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