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회사 - 성공하는 1인 지식기업가로의 아홉 가지 로드맵
수희향 지음 / 생각의나무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1인회사 수희향 / 생각의 나무

1인회사 - 성공하는 지식기업가로의 아홉 가지 로드맵

 

이 책에서도 몇 번 언급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현재의 경제상황, 그에 따른 직장인들의 고민을 이야기하려면 1997IMF를 빼놓을 수 없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직장문화는 IMF이전과 이후로 나뉠지도 모르겠다.

내가 80년대 중반에 대학을 다닐 때, 적당히 놀고 미팅도 하고 공부는 죽어라 안 하면서도 졸업 이후 취업을 걱정하지는 않았다. 단지 좋은 곳, 월급 많이 주는 곳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군대 제대하고 적당히 취직하고 적당히 연애하고 적당히 살다가, 문득 편입을 결정했다. 다시 대학생이 되어 몇 년을 보내고 졸업을 바라보던 어느 날 IMF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가 뉴스 시간을 점령했다. 그리고 난 제대로 취업을 해본 기억이 없다.

먹고 살기는 해야겠는지라 뭐든 하기는 했는데, 딱히 내세울 것도 없는 그런 일들 투성이였다.

다시 몇 년이 지나고 보니 그나마 내가 가장 오래도록 해온 일은 남들을 가르치는 일이었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글을 쓰는 일이었다.

또 몇 년이 지났다. 난 여전히 남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책을 한 권 냈다. 이전과 차이나는 부분은 뭘까? 가르치는 내용이 달라졌다는 정도?

내가 개인 명함이라는 걸 처음 만들어서 쓰기 시작한 게 1998년 초였다. IMF가 터지기 바로 며칠 전에 회사를 그만두고 당시 유행하던 용어, ‘프리랜서를 선언한 뒤 돈벌이를 못해 쫄쫄 굶고 있었다. 어렵게 겨울을 보내고 나서 명함을 파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전업강사로써의 내 인생은 벌서 십년을 훌쩍 넘겼다. 중간에 회사에 잠깐 몸을 담기도 했고, 사업자등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남들 앞에 선다.

몇 년 전부터 그런 생각을 한다.

강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강사는 전달해주는 사람이다. 내가 잘 전달해주어야 강의를 듣는 사람들에게 무사히 전달된다. 강의를 듣는 사람이 이해를 못하고 어려워하거나 여전히 헛갈린다면 그건 전적으로 전달자의 잘못이다.

이건 내가 뭐 대단한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거나 뚜렷한 직업관, 윤리관을 세웠다는 게 아니다. 단지 강의라는 걸 꾸준히 하다 보니 강사에 대해 갖게 된 내 나름대로의 결론이다.

이 책에서는 1만 시간의 여정이라고 했다. 그것도 뚜렷하게 목표의식을 갖고 단련하며 보내야 하는 시간이라는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 1만 시간의 여정 위에서 이 책을 세상에 내보냈다. 1만 시간이 저만치 앞서 보이는, 8천 시간을 넘긴 즈음에서 말이다.

어쩌면 이 책은 저자가 1만 시간의 여정을 마무리 지으며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일 수도 있고, 자신의 1만 시간을 복기하여 들려주는 경험담일 수도 있다.

, 1인회사를 읽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글쎄? 내가 과연 뚜렷하게 목표의식을 갖고 개척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건 절대로 아니다. 등떠밀리듯 어쩔 수 없이, 먹고 살자니 피치 못해 그렇게 살아왔을 뿐...

나는 이 책의 접근방법이 참 마음에 들었다.

각 장마다 한 편씩 영화를 소개한다.

이 책에서 소개한 영화를 나열해볼까?

- 버킷리스트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굿 앤 바이

- 행복의 향기

- 세라핀

- 댄스 위드 미

- 블랙

- 드림걸즈

- 천국의 책방

1인회사?

멀쩡하게 직장 생활하던 사람이 어느 날 문득 허파에 바람이 들어간다. 소위 말해서 안정적인 걸 집어치우고 험난한 가시밭길 들어서겠다는 말이다. 가족들은 얼마나 반대를 할 것이며, 스스로도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이런 이들에게 영화 한 편씩 감상하게 하면서 마음을 다독거려준다. 당신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고 응원해준다. 그리고 그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 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알려준다.

꼬박꼬박 영화 한 편씩 감상하는 여유를 잊지 않게 해주면서 말이다.

사람이 생존의 문제 앞에 내몰리면 여유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린다. 오로지 살아야 한다는 절박감만 남는다. 그리고 이런 극한 상황에서 내리는 결정은 번번이 잘못된 결정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모든 장마다 이렇게 영화를 한 편씩 배치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부디 여유를 되찾으라고...

강의를 하다 보면, 가끔 홀로서기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진지하게 묻는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실 난들 알겠는가? 내가 걸어온 길이 그의 길이 아닌데 어찌 정답을 알겠는가?

앞으로 누가 물어보면 이 책을 내밀어야겠다.

정답은 아닐지 몰라도 제법 상세하게 그려진 지도, 그것도 종요한 지점마다 빨갛게 점이 찍힌 멋진 안내도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