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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행복지수 1위 덴마크에서 새로운 길을 찾다 ㅣ 행복사회 시리즈
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4년 9월
평점 :
지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살만한가? 아마 기꺼이 그렇다고 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 규모는 과거에 비해 크게 성장했지만 그 안은 상당히 곪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멀리가지 않아도 된다. 자살률 1위, 출산률 꼴찌라는 부끄럽고 비참한 현주소가 아주 분명하게 말해준다.
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에서 다루는 북유럽의 덴마크는 우리의 정반대라는 점에서 마치 거울을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잘 아는 것처럼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국가다.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를 뒤집으면 우리들이 불행한 이유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거울은 자신을 비추지만 반대로 보인다.
덴마크는 사람이 사람다운 나라다. 북유럽을 대표하는 복지국가답게 탄탄한 사회안전망을 자랑한다.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이 없기에 마음씀씀이가 더 넉넉해진다. 보다 더 안정감 있는 삶을 위한 덴마크의 노력은 최근 복지가 화두가 된 우리들이 지향해야 할 목표이기도 하다. 마음이든 물질이든 여유가 있어야 사람이 사람다워지고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물론 덴마크도 위기가 있었다. 국가 산업의 근간인 농업이 대량생산을 주도하던 다른 국가에 밀려 위협을 받을 때 낙농업과 축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생명을 위협하는 파도가 밀려들자 살기 위해 뭉쳤고, 뭉쳤기에 더 큰 힘을 낼 수 있었다. 성공의 경험은 협동의 달콤한 맛을 알게 했다.
덴마크의 협동조합은 그 단적인 예다. 동업의 한 형태인 협동조합은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덴마크 사람들은 위기에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고 이 과정은 각자의 노력, 희생과 인내를 필요로 했다. 여기서 상호 존중과 평등, 그리고 민주주의가 싹텄다. 협동조합은 1인 1표로 대표되는 조합원의 민주적인 의사 결정이 핵심이다. 돈이 많고 적고, 투자금이 많고 적고가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고 불완전하기에 1표씩 나눈다.
사람이 중심이라는 건 학교와 일터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는 성적에 따라 학생을 나누지 않는다. 노는 일도 중요하게 여긴다. 일터에서 해고는 유연하지만 충분한 보수와 재취업의 기회가 보장된다. 휴식도 넉넉하다. 학업 성취도에만 열을 올리는 학교와 사람이 일의 노예로 전락한 우리와 비교가 되도 너무 비교가 된다. 덴마크는 남과 비교될 일이 별로 없어서 자신에 대해 더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다. 그 결과 평등하고 개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만들어졌다.
덴마크를 보면 우리가 갈 길은 너무도 멀어 보인다.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 현재의 덴마크도 우리와 같은 위기를 겪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사람이 우선하는 살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라고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지금 당장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 된다. 나를 위해서, 너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조금씩 변하면 된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직접 덴마크를 찾아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정리해 엮었다. 현직 언론인의 취재력이 돋보이고 제시한 대안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덴마크의 현 상황이 우리와 정반대라는 점이 오히려 묘한 공감을 자아낸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길이 없지 않다고 믿고 싶다. 9월 5일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