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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 최성애.조벽 교수가 전하는 애착 심리학
최성애.조벽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평점 :

개인의 노력보다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에 따라 인간의 계급이 나뉜다는 자조적인 표현인 '수저계급론'. 이제 흙수저와 금수저는 일반화되어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게 사용되고 있다.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는 경제적인 논리가 아닌 부모와의 애착관계에 따라 정서적 수저의 색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정서적 수저는 어떻게 태어났는가 보다는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달려있다. 어릴 때 부모와의 사이에 애착 관계가 안정적으로 형성되었는지 아니면 애착이 손상되었는지가 정서적 수저의 색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이다.
내 편이 되어줄 것이란
믿음과 기대
애착의 핵심은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달려와 주고 내 편이 되어줄 거라는 믿음과 기대'이다. 특히 아기는 혼자 상황을 이해하거나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양육자의 돌봄과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소한 아이가 만 두 살이 될 때까지 양육자가 옆에서 지켜주며 양육과 보호를 하는 것이 길게 보면 아이에게 '기본 신뢰감'이라는 엄청난 이득을 준다. 기본 신뢰감이 있으면 세상이 안전하게 느껴져 학교 적응도 쉽고, 선생님과도 잘 지내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탐색의 욕구가 있어서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유연성이 높아진다. 또한 기본 신뢰감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에서 상처받거나 두렵거나 난관에 처했을 때 다시 돌아갈 안전한 피신처가 아이의 내적 작동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본 신뢰감은 정서적 금수저들을 더욱 긍정적이고 풍요로운 경험으로 이끌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애착손상
권하는 사회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를 읽으면서 영유아기 부모와 아기들의 탄탄하고 안정적인 애착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내 아이를 정서적 금수저로 키우기 위해 화목한 가정도 중요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국가가 나서서 친아동, 친가정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아이를 낳기만 하면 국가가 키워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출산율이 높아지지도 아이를 키우는 일이 쉬워지지도 않았다. 출산 장려 정책 중 하나인 어린이집 보육비 지원은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기도 하는데 그 결과가 매우 치명적이다.
보통 초보 부모들이 아기가 돌 무렵일 때 어린이집에 맡기기 시작하는데, 돌 전후는 애착손상이 가장 치명적이고 후유증도 가장 오래가는 민감한 시기이다. 부모와 헤어질 때 아기는 죽음과도 같은 고통과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무기력감, 분노, 적개심, 불안, 슬픔, 우울 등이 내재화되고, 암묵적으로 버려짐에 대한 공포와 불안의 경험이 두뇌뿐 아니라 체세포에까지 깊이 각인된다.
보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정책 입안자들이 출산만 장려할 것이 아니라 친아동, 친가정 환경을 먼저 마련하여 아이들이 건강한 애착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p.6
요즘 많은 나라에서 무차별 총격 난사 사건과 잔혹한 살인 등이 벌어지며, 그 대책으로 일부 정치인들은 더 큰 감옥을 짓고 더 많은 경찰을 거리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훨씬 더 큰 효과를 내는 해결책은 부모가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좀 더 늘리는 것입니다. 정부는 부모들이 아이를 사랑하고 잘 키울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출산 후 첫 두 해 동안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아기와 함께 안정적 애착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모두가 나서서 허용하고 격려해 주어야 합니다.
- 추천의글, 루시앵 래리(캐나다 교육학, 심리학, 임상심리학 박사)
p.21
정서적 수저의 색깔은 영원불변이 아닙니다. 오늘부터 바뀔 수 있습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합니다. 매일 먹는 음식이 내 몸의 모양과 상태를 만들듯이, 내가 오늘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다라 나의 정서와 시각이 달라집니다.
p.164
분노 조절 장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편집적 성격장애, 반사회적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경계선적 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 장애, 회피성 성격장애 등이 과연 '장애'라는 낙인과 약물로만 치료가 가능할까요? 아닙니다. 그 사람이 경험해 온 애착 도식을 보고, 안전하고 편안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치료 비용을 낮추고 효과를 높이는 비결입니다.
https://blog.naver.com/appletake/221204587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