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헤르만 헤세 지음, 추혜연 그림, 서유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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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데미안>을 가장 처음 읽은 것은 중학생 때였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았지만, 당시 사춘기였던 나에겐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소설이었다. 누군가와 말 섞는 것도 싫을 만큼 예민했을 때, 이 책을 시작으로 <수레바퀴 아래서> 또한 방에 틀어박혀 한 문장 한 문장 그 의미를 곱씹어가며 몇 번씩 읽으며 시간을 보냈었다. 그때 헤르만 헤세의 책을 읽지 않았다면 좀 더 일찍 사춘기를 지나올 수 있었을까? 아니면 그 반대였을까? <데미안>을 읽은 건 정말 오랜만이었지만,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그때의 감정들도 떠오르며 다시 사춘기가 올 것만 같았다. 


<데미안>은 감수성 예민한 소년 싱클레어의 내적인 갈등과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소설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알은 내가 지금 속해 있는 편안하고 익숙한 세상이다. 그 알을 깨고 나와야 낯설지만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그 세상은 두렵고도 불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비로소 나는 성장할 수 있다. 


싱클레어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라고 여기는 때가 한 번은 찾아온다. 자신이 속한 세계가 전부가 아님을 깨닫고, 그 세계에 의구심을 가지며 힘겹게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가는 싱클레어의 이야기는 고뇌하고 방황하는 시기를 겪고 있는 모든 이들이 공감할 만한 보편성이 있다. 그것이 오늘날 <데미안>이 가장 많이 읽히는 고전이 된 이유인 것 같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소설을 읽다 보면 집필 당시 그의 상황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신학교에 입학한 뒤 좌절을 겪는 것, 연상의 여인에게 애정을 느끼는 것, 스위스가 배경으로 나오는 것, 작품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요소들이 꿈을 통해서 나타나는 것 등이 그러하다. 실제로 헤세는 신학교에 입학했다가 중도에 포기한 적이 있었고, 9살 연상의 부인과 결혼한 이후 스위스 국적을 취득했었다. 또한 프로이트의 제자 융이 강조했던 '무의식과 꿈'을 통한 치료를 받고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작품에 대한 영감도 얻기도 했다. 



이번에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된 <데미안>은 일러스트와 함께 출시되어 더욱 눈에 띈다. 그동안 책을 몇 번 읽으면서도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보진 않았기 때문에 그 모습이 조금 낯설기도 하지만 그림체가 이뻐서 한참을 보게 된다. 웹툰〈창백한 말〉을 연재하고 있는 추혜연 작가의 그림인데 선 하나하나가 정교한 느낌이다. 


https://blog.naver.com/appletake/221203636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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