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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3포세대(연애/결혼/출산 포기)
5포세대(3포 + 인간관계/내집마련 포기)
7포세대(5포 + 꿈/희망 포기)
N포세대(그 이상의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
욜로족(한 번 뿐인 인생, 하고 싶은거 하면서 즐기자!)
그동안 젊은 세대들을 지칭했던 유행어들을 보면
현재 세대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 그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상실감이 느껴진다.
처음엔 정말 저 정도인가? 했지만 살다보면 왜 그런 유행어가 나오는지 깨닫게 된다..(너덜너덜)
나 자신을 돌보는 것도 힘든 여성에게 '엄마'가 된다는 것은 걱정이 앞서는 일이다.
금전적 부담도 있겠지만, 예전처럼 자기들(형제,자매)끼리 알아서 스스로 크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별탈없이 평범하게 남들처럼 산다는게 얼마나 힘든건지 알기에 그 과정을 지켜보며 키워낸다는 것은 힘든 일일 수도 있다.
아이의 양육법, 교육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되면서 그 부담도 크다. 어린 마음에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탓해본적 있는 경험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과연 내가 하면 부모님보다 잘할 수 있을까? 아마 경험해보면 알게되겠지..
이 책은 스타 강사이자 세 아이를 키운 '엄마' 김미경씨가 쓴 책이다.
지은이는 지하에 들어앉은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것을 극한의 고행이라고 표현한다. 나름 아이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때, 부모들은 아이보다 더 힘들어하고 그것이 책망 또는 포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한 순간들마다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너는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무언의 믿음과 지지이다. 아이가 자신도 자신을 믿지 못하는 순간, 누군가 너는 문제없다고 말해줘야 한다면, 그건 당연히 부모여야 한다고 - 세상 모두가 등져도 엄마만은 내 아이를 믿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자퇴한 아들이 '나는 문제가 있는 놈이니까 사랑받을 자격도 없다'라는 생각을 버릴 수 있도록 엄마는 매일 새벽 3시까지 PC방에서 놀다가 들어오는 아들에게 저녁 7시같은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고 테이블에 마주?瞞? 함께 식사를 한다. 이러한 노력은 0.1에 지나지 않는다. 겨우 그거밖에 안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엄마의 아이를 향한 관심이자 사랑이고, 아이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된다. 그렇게 0.1씩 모아서 100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인내하고 기다려줘야 한다. 엄마가 믿어주면 아이는 반드시 해낸다.
이러한 노력은 아이를 두번째로 탄생시킨다. 첫번째 탄생은 아이를 낳는 순간이고 그 다음이 아이가 깊은 수렁에 갇혀 있을 때이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아이가 부모 눈에 마땋치 않고 한심하고 바보 같이 보일수록 엄마는 또 한번 아이를 탄생시켜줘야 한다. '아들아, 딸아, 너는 참 괜찮은 사람이야.'
아이에게 자존감을 키워주기 전에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엄마의 자존감 갖기와 죄책감 갖지 않기다.자존감은 스스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느끼는 감정으로, 남들이 뭐라고 하건 간에 내가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귀하게 여기는 감정이다. 이런 자존감은 살아가면서 가장 중심이 되고 밑바탕이 되는 감정이라서 갑자기 사라지거나 생기는 게 아니다.
아이를 낳고 산후우울증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엄마들이 많다. '내 꿈은 뭐지? 난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나?'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많은 엄마들이 이러한 질문 자체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거나 모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은이는 그럴 때 죄책감을 느끼거나 두려워 말고 '그럼 나는?'에 대한 답을 하나씩 찾으라고 조언한다. 뭐라도 시작해야 한다. 그 예로 취미만들기가 나오는데, 취미를 만들면 내 성장과 만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너무 소중해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대한 의존이나 원망도 훨씬 덜해질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난다는 것, 그것은 세상에 없던 존재가 태어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는 존재'도 새로 탄생한다. 또 다른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동안 '여자'로만 살다가 아이를 낳자마자 현실 육아에 부딪치게 된다. 이유식도 잘 만들고, 목욕도 잘 시키고, 뭐든지 완벽하게 잘해내고 싶지만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아이를 낳으면 엄마들은 죄책감과 우울증에 오랫동안 시달릴 수밖에 없다. 지은이 역시 어설픈 엄마에서 베테랑 엄마가 되는 데 30년이 걸렸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누구나 괜찮은 엄마가 되는 데 그 정도 시간이 걸리니까 그럴 땐 그냥 처음해보는 거라 어쩔 수 없다고 인정해버리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김미경씨는 청중들에게 새로 시작할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 강사다. 이 책 역시 그 강의와 닮았다. 이미 엄마로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예비 엄마들도 읽는다면 시작할 용기를 갖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