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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199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아저씨의 책은 '나무'를 포함해 딱 두권을 접해봤다.
그리고 역시나 결론은 똑같다.
나의 주파수랑은 어긋난다는 것!!
'나무'를 읽었을 그 당시, 유명한 책이였고,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뛰어난 상상력을 높이샀었다.
물론 뛰어나다! 상상력이!
하지만 동화되기 힘든 상상력이란거.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지만, 난 그렇다는거다.
한마디로 잡지식.
작은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고, 중간중간 마요네즈 만드는 방법이라던가,
빵 만드는 방법이라던가, 꿀물 만드는 방법이라던가,
쌩뚱맞은 내용들이 나와서 의아하면서 재밌기도 했지만,
그에 반해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 더 많았다.
수많은 의문을 제시해놓고 명확한 답이 없다던가,
자신의 상상력인지, 아니면 증명된 사실인지...
생활속에서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 나왔을땐 같이 맞장구도 치긴했지만 ㅎ
하나하나 되집어 읽어보면 그 재미도 쏠쏠할 듯 하지만,
베르아저씨!
우리 다음번엔 좀더 주파수 맞춰보자구요 네?
벗들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은
행복을 얻는 방법 중에서도 으뜸가는 것에 속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행위도 하지 않고
그저 함께 앉아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서로를 바라보아도 되고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
같이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것
자체가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생각의 힘
인간의 생각은 무슨 일이든 이루어 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1950년대에 있었던 일이다. 영국의 컨테이너 운반선 한 척이 화물을
양륙하기 위해 스코틀랜드의 한 항구에 닻을 내렸다. 포르투갈 산 마디라
포도주를 운반하는 배였다. 한 선원이 모든 짐이 다 부려졌는지 확인하려고
어떤 냉동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그가 안에 있는 것을 모르는
다른 선원이 밖에서 냉동실 문을 닫아 버렸다. 안에 갇힌 선원이 있는
힘을 다해서 벽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고 배는 포르투갈을
향해 떠났다.
냉동실 안에 식량은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선원은 자기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는 힘을 내어 쇳조각 하나를 들고 냉동실
벽 위에 자기가 겪은 고난의 이야기를 사간 별로 날짜 별로 새겨 나갔다.
그는 죽음의 고통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냉기가 코와 손가락과 발가락을
꽁꽁 얼리고 몸을 마비시키는 과정을 적었고, 찬 공기에 언 부위가 견딜 수
없이 따끔거리는 상처로 변해 가는 과정을 묘사했으며, 자기의 온몸이
조금씩 굳어지면서 하나의 얼음 덩어리로 변해가는 과정을 기록했다.
배가 리스본에 닻을 내렸을 때, 냉동 컨테이너의 문을 연 선장은 죽어
있는 선원을 발견했다. 선장은 벽에 꼼꼼하게 새겨 놓은 고통의 일기를 읽었다.
그러나 정작 놀라운 것은 그게 아니었다. 선장은 컨테이너 안의 온도를
재보았다. 온도계는 섭씨 19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곳은 화물이 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스코틀랜드에서 돌아오는 항해 동안 냉동장치가 내내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 그 선원은 단지 자기가 춥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죽었다. 그는 자기 혼자만의 상상 때문에 죽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