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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현대문학북스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단숨에 읽어내려갔다.'라는 말을 실천해보게 해준 책.
아마 '드래곤라자'이후로 처음 이였을 것이다.
약 4시간정도만 투자하면 책속으로 빠져들어가
가볍게 읽고 가볍게 잠자리에 들 수 있을것.
일류학교에 둘러쌓인 삼류고등학교에 다니는 주인공과
그의 '더 좀비스'친구들.
"세상을 바꿔보고 싶지 않냐?"라는 선생 닥터 몰로의 말에
47명 그들의 신호탄은 터진다.
무슨 이런 내용이 다 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떻게 보면 어린아이의 장난같은 일들을 벌이고도 그들은
브이를 치켜들며 눈을 번쩍인다.
피식피식 한번씩 웃게 되다가도 어떤 대목에선 한참을
웃어제껴야했다. 그것도 호탕하게.
한권의 만화책을 본 듯한 그들의 이야기들은 그렇게
유치하지도, 또 그다지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 내용이 아닌
딱 그 중간에 위치한 이야기 같다.
일년에 한번씩 일류여학교 습격사건을 일으키는 그들.
그 쌩뚱맞은 모습들은 나의 머리에 쏟아부은 얼음물처럼
시원하고 산뜻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가네시로 카즈키작가가 쓴 책을 보면 재일한국인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이 책도 예외는 아니였다.
'조선으로 돌아가라'라는 말을 제일 싫어하는 박순신은
그 어디에서도 기죽지 않고, 그룹내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나타내는 주조연급 이여서 읽는 내내 더 기분이 좋았던거 같다.
삼류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또 뚜렷한 목표도 없지만
한결같이 그들이 원하고 말하는 것들은,
일류 사회의 억압속에서 끝까지 뛰고, 끝까지 춤춘다는 것.
아마 그들의 엔진은 닮아 먼지가 될때까지 멈추지 않을것이다.
난 아마 그들처럼 살 수는 없을것같다.
그들처럼 끝까지 뛸수도 그리고 끝까지 춤출수도.
하지만 그들을 기억할 순 있을꺼다.
그들이 말한 꿈들과 그들이 바꾸려고 했던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