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사는 집
정정화 지음 / 연암서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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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사는 집‘은 그동안 단편으로 발표하셨던 10편의 소설을 한권으로 묶어내신 소설집이다. 그 중 책 제목이기도 한 ’고양이가 사는 집‘은 제일 마지막 소설이다. 이 책의 처음엔 표지와 제목을 보고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해졌다가 작가님이 고향과 내가 현재 같은 곳에 살고 있어서 왠지 더 궁금해지기도 했다. 옛날에 울산 출신 연예인들은 많이(?) 들어 본 것 같은데, 작가님은 처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있으시긴 하겠지만, 내가 잘 모를 뿐일지도?!)

 

언제나 내 입장은 약자인 것 같고, 남의 눈치에 휘둘리는 사람이라 어쩐지 등장인물들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해졌다. 물론, 모든 상황들이 나와 같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쩐지 때때론 내가 느꼈던 감정들과 비슷하게 느껴져 어쩐지 울컥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게다가 삶이라는 게 예쁘게 포장된 것이 아니라 온통 진흙탕 밭을 구르는... 이야기에 어쩐지 인물들이 안타깝기도 했으나, 이게 현실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또 더 재미있었던 점은 대부분 책을 읽다보면 외국지명, 서울지명, 타 지역의 지명 등이 많이 나와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그곳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게 되는데, 이번에 작가님은 같은 도시에 살고 있기 때문에 때때로 등장하는 장소가 내가 알고 있는 장소라서 상상보다는 그곳의 그림을 머릿속에 그대로 그릴 수 있어서 재미있었기도 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시골생활도 해봤기에 왠지 느낌을 알 것 같은 혹은 어릴 때 살던 시골 풍경도 생각나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묘한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고양이가 사는 집’을 읽으면서 좀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된 것 같다. 뭐.. 장편 소설보다 단편 소설이 아무래도 읽는 이에게 생각을 많이 하게끔 만드는 글들이니까... 내가 느꼈던 감정이나, 작가님이 표현하고자하는 바를 좀 더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됐다. 어쩌면 주위에서 접해봤을 법한 이야기이기이다. 등장인물들의 삶은 참으로 여의치 않다. 읽다보면 갑갑하다. 그들의 남루한 삶, 녹록치 않은 삶의 희망보다는 어쩐지 더 힘겹고 막막해보기이기만 한 것 같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관계에서 배신은 기본적 덕망인 것 같기도 하다. 어쩐지 깝깝하고, 씁쓸하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시면서 좀 더 주위를 돌아보고, 좀 더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한 되짚음일까? 혹은 이러하지만 용서와 믿음을 이야기 하시고 싶음이실까?

 

아무래도 낯설지 않은 지명이었던 터라 조금 더 주위에서 들었음직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읽으면서 좀 힘들기도 했지만, 좀 생각을 할 수 있는 소설이라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언제쯤 내실지 모르지만, 다음번엔 장편소설로 한 번 더 작가님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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