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인간
알렉산드르 벨랴예프 지음, 김준수 옮김 / 마마미소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책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거대한 바다에서 살아가는 물고기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헤아릴 수 없이 들어왔을 것이다. 가슴을 조개껍데기로 가리고 있는 언더더씨 인어공주,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온 미모의 여자인어, 하프를 켜며 아름다운 노래로 선원을 유혹한 다음 잡아먹는 세이렌에서 스타벅스의 마스코트가 된 꼬리 둘 달린 세이렌까지 다양하게 우리 생활 속에서부터 문화콘텐츠까지 인어라는 소재는 우리 주변에 깊숙히 녹아들어와 있다.

사실 인어라는 캐릭터는 어느정도 틀이 잡혀있는 캐릭터로 D&D(던젼&드래곤)을 비롯한 롤플레잉게임의 설정에는 대부분 여자이고,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물고기이며 눈물은 땅 떨어지는 즉시 보석이 되어 반짝인다.

이번 물고기 인간이라는 책에 나온 인어는 남자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설정과 달리 코로 호흡하는게 아니라 별도의 아가미가 따로 있다. 글을 읽고 있으니 '언더월드'라는 영화에 나온 인어와 흡사한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930년 경에 씌여진 이 책에서 나오는 설정이 어느 부분에서는 캐리비안 해적처럼 완전 중세와 근세 사이인 듯하고, 살바토르 집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은 지금보아도 손색이 없을 듯한 외과의사의 작업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지금 읽어도 그다지 거리낌없이 읽어질 정도의 설정인데 이 소설이 나온 1930년 그 당시에는 얼마나 파격적인 소설이었을지 상상해볼 수 있다.

이흐티안드르가 바닷속을 떠돌며 바라보는 밤 바다의 풍경은 마치 아바타에서 원주민 숲을 찾아간 주인공이 보는 아름다운 숲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 책에는 개인의 부를 챙기기 위한 인물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주리타와 크리스토퍼는 이 책이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주 인물들인데, 크리스토퍼의 얄밉고 사악하면서 행동 하나하나에 깔린 자신의 이익을 위한 욕심에서 사회생활을 하며 이익을 챙기고자 노력하는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은 아닌가 하며 뜨끔해 하기도 하였다.

위 두 사람 외에도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소설 안에 잘 녹아들어 있다. 수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보여주는 근거없는 신에 대한 맹신이 사람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고 상처를 남기는지 카톨릭교회의 이중성에 대한 내용도 있다. 이는 책 마지막에 적힌 지은이의 삶에 대한 개략적인 글을 읽으면 왜 이 책에 카톨릭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담겨 있는지 조금은 알 수 있다.

소설 끝까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해결되지 않은 몇 가지 사항이 있긴 했지만 본 소설을 통해서 사랑에 빠진 남자의 무제한적인 헌신과 사랑을 볼 수 있으며,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그것이 비록 합법적인 것일지라도)을 가리지 않는 권력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입맛대로 세상을 조정하는 과거 카톨릭교회의 악행까지 당시 이 소설이 씌여진 시대의 안타까운 사회상마저도 볼 수 있는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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