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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르츠 바스켓 23 - 완결
타카야 나츠키 지음, 정은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십이지와 신과의 끊어지지 않던 인연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신에게 학대받던 고양이귀와 자신의 굴레속에 틀어박혀 나오길 두려워하던 다른 귀들이그 어둡고 길었던 시간속에서 자유를 얻었다. 그들의 인생에 한 소녀가 개입되면서 태양처럼 눈부시고 따스한 그 아이의 마음에 모두들 한마음이 되었다. 귀신이 쓰였다란 사실 보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규율속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찾기 시작한 그들 모두함께 이뤄낸 업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던 여인의 기억을 지움으로써 한쪽만 아픔을 지고가야했던 하토리, 유폐의 위기에서 늘 희비를 오락가락하던 쿄우, 자신에게 씌인 쥐귀덕분에 가족과 타인을 철저히 외면하고 이용당한 유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나섰다 큰 상처를 받은 링과 키사, 히로와 모미지, 뒤틀린 사랑으로 속박되었던 쿠레노등. 그 외 신과의 인연으로 힘들어 하던 소마가 사람들이 신과의 인연에서 해방되었을 때 흘린 눈물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또, 새로운 삶을 부여받은 쿄우와 토오루의 뒷모습을 두고두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아들 손자 낳고도 여유롭고 평온해 보인 두 사람의 사랑을 말이다.. 쿄우의 고양이귀의 실체를 보며 괴로워 하던 두 사람의 관계가 눈 앞에 선한대 어느세 그 것은 사랑으로 모두 극복되어 있지 않는가!! 위대한거다 사랑이란..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지고 망가질대로 망가진 그들이 두 다리로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보며 그간 후르츠 바스켓을 애독하면서 쌓아온 나의 애정들이 드디어 막을 내린다고 생각하니 이건 뭐 내 처지가 십이지와 별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됐다. 이젠 끝이구나란 안도감과 해방감, 그러나 더 이상 만나지 못할 거란 아쉬움과 그리움이 내 마음속을 자꾸 혼란스럽게 만들었다.하지만 해피엔딩이라서, 모두가 행복해졌기 때문에 안심하고 이 책을 덮을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길고도 먼 여정을 함께해왔다고 생각하니 (6년됬나?) 아쉽고... 좋다.
후르츠 바스켓을 아직 못 읽어본 분이 계시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멍청해보이고 어리숙한 토오루와 소마가인들이 어떻게 인연이 되고 또 자신들의 역경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그 시간대를 두고 교차되는 인물들의 속내의 기가막힌 대사들을! 그 미묘함을 즐겨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