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나쁜 페미니스트 - 개정 완역판
록산 게이 지음, 노지양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게 해준 책. 저자의 글이 재밌어서 술술 잘 읽힌다. 페미니즘 입문서로 가장 추천할 만한 책인 듯 ! 이전 판도 샀지만 추가된 내용이 있다길래 설레면서 구매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지런한 사랑 - 몸과 마음을 탐구하는 이슬아 글방
이슬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우리를 구하는 꾸준한 사랑

 

나는 나에게 재능이 있는지 궁금했다. 재능은 누군가를 훨씬 앞선 곳에서 혹은 훨씬 높은 곳에서 출발하게 만드는 듯했다. 재능이 있다면 더 열심히 쓸 참이었다. 만약 없다면 글쓰기 말고 다른 일을 열심히 해볼까 싶었다.

스물아홉 살인 지금은 더 이상 재능에 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된 지 오래다. 꾸준함 없는 재능이 어떻게 힘을 잃는지, 재능 없는 꾸준함이 의외로 얼마나 막강한지 알게 되어서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발버둥 쳤던 시기를 지나왔다. 대학에서 단편소설로 상을 받고 나서 들뜬 마음에 곧 굉장한 작품을 써낼 것처럼 작가가 될 거라고 떠들었고, 내로라하는 작법서를 교과서처럼 읽었다. 꾸준하게 쓰라는 말은 어떤 작가의 책을 읽던지 항상 맨 앞이나 맨 뒤를 차지했다. 작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계속 쓰는 사람만이 작가라고. 나는 그 말을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으로는 믿지 않았다. ‘당신들은 처음부터 잘 썼잖아?’ 이런 유치한 마음 때문이었다. 열등감과 질투심을 제어할 수 없었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슬아 작가는 그런 면에서 대단한 사람이다. 그라고 해서 열등감과 질투심을 느끼지 않았으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때 질투심이 향상심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러나 이슬아 작가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출판계의 세헤라자드, 이슬아 작가는 꾸준한 글쓰기로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그의 글을 읽는 사람들을 구한다나는 이 책을 읽었을 뿐인데 구해진 기분이 든다.

이슬아 작가의 시선을 따라 아이들이 글방에서 쓴 글을 읽고 있으면 내 최초의 글쓰기가 어땠는지, 기억나지도 않는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진다. 나는 그때 어떤 글을 썼을까. 그리고 지금은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이슬아 작가의 부지런한 사랑은 그가 직접 밝혔듯 글쓰기와 사랑에 관한 책이다. 이 책에 이슬아 작가가 글쓰기를 정말 꾸준히, 담담하고도 치열하게 사랑해온 기록이 있다. 아이들의 글을 읽으며 그들과 호흡하고 자신의 글쓰기를 단련해온 그가 있다. 그리고 글로 만난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고 공감하는 이슬아 작가가 있다. 이슬아 작가는 그곳에서 연필을 쥐고 또박또박 글을 쓰고 후다닥 나가서 놀아버리는 아이들과 부지런하게 사랑하는 중이다. 부지런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 그렇게 세상을 사랑해버리는, 그렇게 세상을 구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세상에, 정말 다행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전 손택 - 영혼과 매혹
다니엘 슈라이버 지음, 한재호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손택을 이해할 수 있으려면


2020.11.10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수전 손택을 잘 알게 되진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평생을 같이 산 사람도 잘 모르겠단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평전을 읽고 그 사람을 완벽하게 파악했다고 하면 그만한 거짓말도 없을 것이다.

 

수전 손택-영혼과 매혹은 수전 손택을, 아니 수전 손택이 평생 추구해왔던 수전 손택 프로젝트를 읽어내는 보고서같은 책이다. 이 책에는 수전 손택의 전 생애를 놓고 그의 사상적 기반이 어디서 기원했는지, 그가 겪은 일이 무엇이었고 그에게 일어난 사상의 변화가 어떤 텍스트로 표현되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손택 자신이 몰랐던 수전 손택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말한다


예를 들면 이런 대목이다.

 

손택이 작가로서의 야심을 정식화하는 과정은 자기회의를 통해 확고한 동기를 부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다수 작가의 자아상을 채우는 영감이나 창의력, 고취에 관한 생각은 찾아볼 수 없다. 손택은 무엇보다 작가의역할에 흥미가 있었고, 이를 통해 자신의 불안정하고 문제적인 자아를 달래려 했다. (중략) 할 말이 있기 때문에 글을 쓰는 여느 작가들과 달리, 손택은 할 말을 찾아내기 위해서 글을 쓰고자 했다. 이 글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손택이 그 의도를 명료하게 말한다는 것, 허영심을 솔직히 인정한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에게 엄청난 부담을 지운다는 것이다.”(102)

 

손택은 이 상황의 모순을 전혀 보지 못했다. 젊은 작가 시절에 매력적인 인물사진을 일부 활용해 자신을 광고한 그가 이제는 그 매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있었던 것이다.”(271)

 

평전의 기능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 대상을 치밀하고 치열하게 읽어내려 시도한다는 점에 있다. 저자 다니엘 슈라이버가 손택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온전히 자신의 의견이 아닌 객관적인 태도로 정연하게 쓰려고 시도하면서 한 문장을 써내는 데 성공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자료를 뒤졌을지, 얼마나 고민하고 생각했을지, 얼마나 많은 정황과 문맥을 고려해야 했을지 생각하면 이 평전에 걸린 무게가 사뭇 두렵다


게다가 평전의 대상이 수전 손택인 이상, 그러니까 시대를 통과하여 지성의 아이콘이 된 사람의 생애를 읽어낸다는 것은 그가 살았던 시대의 지성의 흐름을 읽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을 읽으면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문화적 흐름을 수전 손택이라는 지성을 기준으로 마치 항공샷으로 찍은 풍광을 보듯이 보게 된다


독자인 나는 수전 손택이라는 지성을 단단하고 정연한 시선과 문체로 담아낸 광경을 안락의자에 앉아 읽다가 등을 곧추세웠다. 살아 숨 쉬는 지성을 목격한 사람이 으레 그러듯이.

 

기억은 연약한 것이다.”(28)

 

기억은 연약한 것이고, 수전 손택에 대한 기억도 예외는 아니다. 손택이 사망한 2004년으로부터 16년이 흘렀다. 손택을 잃은 미국 사회에선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났다


오바마가 당선되었고, 재선에 성공했으나 그 직후의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와 맞붙었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다(이날 나는 친구들과 술을 퍼마시고 한바탕 울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미국 대선 뉴스를 틀어놓고 있다). 


이후 4년 동안 미국은 대체로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혼란에 빠졌다. 이 시기에 손택을 읽는다는 것은 지성에 대한 그리움이며 목마름일 수밖에 없다. 미국 사회는 아직 수전 손택을 기억하고 있을까


우리는 언제 다시 수전 손택을, 그의 지성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수전 손택을 고스란히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더 많은 궁금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다음에 나올 수전 손택 평전도 구입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치의 상상력 - 질병과 장애, 그 경계를 살아가는 청년의 한국 사회 관찰기
안희제 지음 / 동녘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프지 말라고 말하지 않기


<난치의 상상력>을 읽고


한국 사회에서 아픈 사람은 ‘정상’이 아니다. 자본주의 논리에서 하루 최소 8시간을 일할 수 없는 사람은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아픈 사람들은 ‘정상’이 아니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은 과연 정상일까?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고, 걸을 수 있는 사람들만이 정말 ‘정상’이라고 말하는 게 옳은 일일까? 


정상은 기준이 된다. 기준은 사회의 모든 구석에 스며들어 작동한다. 대중교통을 타도, 길을 걸어도, 건물에 올라가려 해도,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모두 이 기준이 적용된다. 바퀴가 올라가지 못하는 건물들은 너무나 많고, 지하철의 리프트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사회에서 정한 ‘정상’이라는 기준에 아주아주 운이 좋아서 들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별 문제가 아니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 기준은 사회를 살아가는 동등한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박탈당한다. 심하게는 목숨마저 위협받는다.


이 문제에 대해 저자는 제안한다. 사회의 ‘정상’ 기준을 ‘난치’로 하자고. 미디어에서 보여준 휠체어를 탄, 인공와우를 가진 장애인 혹은 환자를 기준으로 두지 않는다. 휠체어를 탔든 타지 않았든, 아파보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든 몸이 함께 살도록 하려면 낫지 않는 몸을 기준으로 둬야 한다.


“나는 아마 낫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이들이 아마 낫지 않은 채로 살다가 죽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프고 약한 사람들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프고 약한 채로 살다가 편하게 죽어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 세상에 도달하는 방법은 난치의 상상력일 것이다.”(267쪽)


이제까지 주변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나는 이렇게 말했다.

“얼른 나았으면 좋겠다.”

“아프지 마.”

“괜찮아질 거야.”

이 책은 이 말들이 왜 올바르지 않은지, 왜 아픈 사람들의 상처를 후벼파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왜 이 말들이 우리 사회의 아픈 존재들을 가리는지 알게 해 주었다. 책을 모두 읽은 지금, 나는 저자의 병력보다 우리 사회로 눈을 돌린다. 사회는 사회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다. 사회의 정상을 난치로 정의한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서로의 아픔을 존중하고 보살피기에 아프면서도 외롭지 않고, 변화를 향한 의지와 자신의 몸을 모두 지킬 수 있는”(131쪽) 사회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하는 여자 - 일상에 도전하는 철학을 위하여
줄리엔 반 룬 지음, 박종주 옮김 / 창비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생각하는 여자는 실존한다. 그녀는 살아남아 있고 잘 지내고 있다.


솔직히 여기서부터 이미 울컥했다. 


학부 시절 철학을 배웠다.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칸트, 헤겔, 니체, 들뢰즈, 하이데거 등 서양 철학계의 남성 철학자들 사이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던 그때, 살아있는 여성 철학자들의 생각을 들려주는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언젠가 책을 쓰고 읽는다는 것은 저자와 독자가 시간을 뛰어넘어 편지를 주고받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이 책은 내가 대학 시절 여성 철학자들의 사상을 배우고 싶어 버둥거렸던 외로운 시간들에 보냈던 실체 없는 편지의 답장이었다.

 

저자 줄리엔 반 룬이 생각할 때 철학의 목적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에서의 우리 경험들을 분석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저자의 인생 경험에서 출발하여 사랑, 놀이, , 두려움, 경이, 우정이라는 여섯 가지 주제에서 나오는 생각하는 여자들과의 만남과 대화, 사상에 대한 해설이 맞물려 일상에서 흘러가는 개념들을 여성 철학자들이 어떻게 분석하고 어떤 담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보여주고, 끝에 가서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을 생각하는 여자로 만든다.

 

이 책의 모든 장이 좋았지만, 이 아래는 내게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다.

 

사랑에 대해 말하는 1장에서는 대담하게도 간통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 책을 펼치고 접한 게 간통 이야기라니, 황당했지만 읽어갈수록 이 책에 빠져들었다. 간통이라는 자극적으로 읽힐 여지가 많은 개념에서 뻗어나온 이야기는 우리가 정상이라고 여겨온 헤테로 커플의 11 연애에서 벗어나 더 넓은 관계, 대안적인 관계를 상상해 볼 여지가 있음을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페미니즘 의제에 따라 보았을 때 이 책의 독자로 상정될 만한 여성들은 한 번쯤 우리의 연애와 결혼이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이 책과 1장의 생각하는 여자인 로라 키프니스의 저작을 찾아 읽는다면 좋을 듯하다.

 

3장의 질문은 이것이다. ‘어떻게 스스로를 팔지 않고 일할 수 있는가?’ 워라밸이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고, 회사를 떠나 내 컨텐츠,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이 시기에 읽어볼 만한 도전적인 주제다. 이 장에 나타난 생각하는 여자가 사회주의 페미니스트 낸시 홈스트롬이라는 사실이 주제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 그는 자본주의가 모든 것을 기계 부속품으로 바꾸어버린 방식에 대항하여 우리 사회에 나타난 소외를 되돌아보자고 주장한다. 자본주의와 여성, 그리고 여성의 노동이라는 주제는 개인적으로도 공부를 더 해보고 싶기 때문에 물꼬를 터 둔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인상적이었던 한 문단을 인용해둔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팔아치우지 않으면서도 제 자아의 일부를 판매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하는 것이 지배보다는 자유의 실천이라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심장부에 있는 허구는 사람들이 다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저항하지 않는 사이에 모든 것의 상품화로 이어졌다. 이는 우리 삶의 가장 내밀한 영역들을 침범한다.’

 

마지막 장인 6장에서는 우정을 다룬다. 사랑으로 시작된 책이 우정으로 마무리된다니 감동적이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했다. 이 장의 생각하는 여자는 여성학자이자 철학자인 로지 브라이도티다. 일원론, 물질, 스피노자, 유사-유심론 등의 개념들이 등장하지만 (스포일러를 겸해) 내가 이해한 것을 아주아주 간략하게 얘기하자면 로지 브라이도티는 혹은 어떤 인간도 중심에 있지 않을 수 있는 삶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나와 타자에 존재하는 긍정적 차이를 알고자 하는 호기심을 유지하는 우정을 통해 우리를 나와 타자로의 대립적인 구분 대신 우호적인 일원론을 추구하자고 주장한다. ‘혹은 인간이 중심에 서지 않는 삶이 아직 무엇인지 알 수는 없어도 우정을 윤리적 실천으로 해석한 사상이 흥미로웠다.

 

솔직히 쉬운 책은 아니었지만 아주 어렵지는 않았기에 멈추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여성 철학자들의 사상에 목말랐던 나같은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여성 철학자들의 사상을 저자의 개인적인 삶을 바탕으로 보여주고 이 여성들의 생각을 통해 다른 길로 뻗어나가 보라고, 그리하여 또다른 생각하는 여자가 되라고 응원해주는 책이었다.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여자친구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이 리뷰는 창비 서평단 신청을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생각하는 여자’는 실존한다. 그녀는 살아남아 있고 잘 지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