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의 남자 - 뉴 루비코믹스 223
아토리 케이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작가가 사고로 죽었다고 해서 아쉽게 만들었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근데 이거 사실입니까?;) 

제가 읽은 책은 [여름을 기다리며]라는 단편집 한권 뿐이지만 굉장히 좋아하고 소중히 모셔두고 있습니다. 나머지 단편집도 구하려고 했지만(총 4권으로 나왔다던가 그랬었죠) 번번히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모두 허탕치고 거기에 더해 작가가 죽었다는 이야기에 엄청 아쉬워하면서 포기했었는데 올해 초에 다른 책이 나온 걸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

 그림은, 조금 취향을 탈지도 모르겠지만 단편집 때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안정적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분의 다른 작품들을 읽었거나, 가지고 있거나,  또는 다른 단편집들을 읽으며 당신도 호모물을 그려! 라고 한번이라도 외쳐보신 분께서는 반드시 사십시오.(...저도 그런 부류입니다;)

 대충 그리는 것 같은 듯  옅고 가느다란 선에 의지한 캐릭터들은 다정하고 상냥합니다. 느낌으로 비교하자면 이마 이치코와 비슷하달까요, 그 분 보다는 선이 조금 더 깨끗하고 단정합니다만.(이마상의 선이 너저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러개의 단편들이 모여있는데 어느 것 하나 뺄 것 없이 예쁘고 아기자기한 내용들이네요. 보송보송하고 달달하고. bl로 분류될 정도의 것은 마지막의 두 작품 뿐인데 그나마 이런저런그런 장면을 찾아 bl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터무니없이 부족할 두 편입니다. 즉, 씬은 단 한장면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좋습니다. 플라토닉이 좋다는 분들께는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사랑'은 아니더라도 '우정'이나 '신뢰'라던가 '상냥함' 같은 단어들로 무장한 이 책을 넘겨보는 것이 굉장히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따뜻한 기분이 들게 하는 만화책은 그리 흔치 않지요.  스토리나 캐릭터 설정도 뇌가 흐물거리는 여타 bl들과는 다릅니다. 짧은 이야기 안에 뚜렷한 개성을 갖춘 인물들과 개연성을 갖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단편집으로 이 정도 수준이면 사도 그다지 손해봤다고는 생각지 않으실 듯 하네요. 굳이 장르를 들자면 권모 작가님이 주장하시는 f물도 상당수 포진하고 있습니다. 다만(카테고리 분류를 보자면 당연한 얘기지만;) 여성향을 싫어하시는 남성독자들께 권하기는 무리라고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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