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푸른 고양이 ㅣ 푸른사상 소설선 27
송지은 지음 / 푸른사상 / 2020년 5월
평점 :
한 달에 한번 합평모임에서 어쩌면 이렇게 단편을 잘 쓸까, 속으로 얄미워했던 송지은 작가가 첫 소설집(푸른사상)을 냈다. 작가는 '섭씨 4도의 냉장 창고 안, 화천의 오지, 예술마을, 실험실 캐비닛, 문이 잠긴 7층 발코니, 침대 밑 등 폐쇄된 공간'에 등장인물을 밀어넣고, 정신의 벼랑 끝에서 한 인간이 겪는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정으로 쪼듯 파고든다.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은 매번 거의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한 편 한 편 단편이 갖춰야 할 미학과 완성도를 확인하면서는 다른 의미의 통증이 인다. 왜 난 이렇게 못쓸까, 하는.
'작중화자는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된 끝장에서 비로소 부도덕하게 오염된 세상, 혹은 방치된 폭력에 빌붙어 살아온 자신의 너절한 인생을 발견한다는 데 『푸른 고양이』의 소설적 품격이 보인다.'-전상국(소설가)
'송지은의 소설은 일부러 극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배경과 인물이 맞물려 아주 독특한 상황을 그려내며 작품 앞머리부터 흡입력을 자아낸다. 삶의 위기가 닥치거나 멈추려 할 때 한 생의 의미가 제대로 드러나는 법...'-이순원(소설가)
추천사로 올라온 평에 백번 공감한다. 좋은 단편을 읽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독자라면 송지은 작가의 소설집 '푸른 고양이'를 집어드시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