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선생
곽정식 지음 / 자연경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동물들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TV에 방영했던 '동물의 왕국'이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 역시 너무나 즐겨했다.

동물들의 세계를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TV 프로그램 제목처럼 신비롭기까지 했으므로.

지금도 채널을 돌리다가 ebs에서 동물 다큐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다 보게 된다.

이 책도 동물의 세계를 옆볼수 있어서 나의 흥미를 끌었다.

제목과 표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곤충들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곤충에서부터 지금은 구경하기 힘든 멸종 위기의 곤충과 해충으로 불리우는 곤충

그리고 곤충과 땔래야 땔 수없는 관계를 가진 동물들의 이야기들이다.

어릴적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 관찰책들을 읽어주곤 했는데, 그 때도 '곤충들에게 이런면이 있었네' 라고 많이 알아갔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도 몰랐던 곤충들의 이야기에 재미와 놀람 등을 느낄수 있었다.

옛날 관리들이 쓰던 관모를 익선관이라고 했는데 익선관 양옆에 매미 날개가 붙어있다.

그 이유는 매미의 오덕을 잊지 말고 선정을 베풀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P.37 '매미는 머리에 파인 줄이 선비의 갓끈과 비슷하니 지혜를 갖추었고, 이슬이나 나무의 수액을 먹고 사니 맑으며,

농부가 지은 곡식을 축내지 않는 염치가 있으며, 다른 곤충과 달리 집이 없으니 검소함이 있다.

여기에 때를 봐서 떠날 줄 아는 신의의 덕까지 가지고 있다.'

이것을 '매미의 오덕'이라고 한다.

익선관으로 부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짧게는 7년, 길게는 17년을 땅속에서 살다 땅 밖으로 나와 길어야 3주를 살다가 죽는 매미처럼 긴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공부를 한 후 관리가 되는 꿈을 이루었지만 매미의 오덕에 반하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자칫 수포로 돌아갈 수 있으니 처신을 잘하라는 일깨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런 재미난 유래에서부터 곤충 각각의 수명과 특징이 설명되어 있고, 곤충들의 특징에 어우러진 속담과 명언들이 이렇게나 많은 줄 몰랐다.

곤충들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인간들의 삶과도 연관이 된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일 것이다.

'생각보다 곤충들에게서 배워할 덕목들이 많구나'를 새삼 깨닫는 순간이 많았다.

짧게 살다가 가는 인생이지만 그 기간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의미있는 행동들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우리 인간들에게 해충으로 알려진 모기, 파리, 바퀴벌레, 메뚜기 등 그들도 그들만에 인생이 있다.

저자는 우리 인간에게 해롭다고 하여 멸종을 시켜버린다면, 생태계의 또 다른 변화를 일으켜 우리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설명해 준다.

그리고 우리 인간들에게 해충이지 파리나 모기가 자연에 끼치는 선한 영향력도 새삼 알아가니 파리, 모기, 바뀌벌레가 다시 보이기까지 한다.

게다가 약재로 쓰이는 참매미의 탈피 껍질, 거미줄은 천연 고분자 단백질로 철강보다 네 배나 높아서 방탄복과 인공 장기의 소재가 되고, 거미독이 혈류량을 늘린다는 사실에 노인성 치매와 청신착란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한다.

파리목에 해당하는 '동애등에'는 사육 사업도 하는데 음식물 쓰레기 해결사인 동시에 그 분변으로 비료와 10kg의 단백질, 3kg의 유용한 기름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리고 성충이 되더라도 혀가 없어 먹이를 먹지 못하고 물만 먹다 죽으니 결국 일생을 '친환경적'으로 살다 죽는다고 한다.

이렇게 곤충들의 새로운 정보를 알고보니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아쉬웠던 것은 점점 사라져가는 쇠똥구리와 반딧불이, 땅강아지, 방아깨비 이야기에서는 가슴이 저려왔다.

저자의 어린 시절 곤충들과 놀이하던 추억이야기를 같이 풀어놓는데, 도시에 살았던 난 시골 외할머니댁 가서 느꼈던 감성들과 추억이 살아나 웃음과 씁쓸함이 같이 찾아왔다.

곤충들에게서 인생을 배우는 듯하여 읽는 내내 웃음짓게 하였다.

줄 그어가며 재미나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