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걸터앉아서 마술에 걸린 듯 오랫동안 그대로 있었다. 내가 느꼈던 것은 너무나 새롭고 달콤한 것이었다…. 아주 잠깐 주변을 둘러보고는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서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간간이 기억을 떠올리며 소리 없이 웃기도 했다. 나는 사랑에 빠졌고 그 상대가 바로 그녀이며, 이것이 곧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이 알싸해졌다. 지나이다.그녀의 얼굴은 어둠속에서 내 앞에 조용히 떠다녔다. 떠다니고 또 떠다녔다. 그녀의 입술은 너무나 수수께끼 같은 미소를 짓고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묻고 싶은 게 있는 듯 생각에 잠겨내 옆에서 부드럽게 나를 바라보았다.…. - P66
아버지가 되뇌었다. "무엇이 인간에게 자유를 주는지 알고 있니?그것은 의지, 자신의 의지란다. 그것은 자유보다 더 좋은 권력을 준단다. 무언가를 원하는 능력을 가져라. 그렇게 되면 자유를 얻고 다른 사람들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 P71
오타 치명적...몇 페이지 안 되는데 오타라니 ㅠㅠㅠㅠ
패션지를 읽다 보면 자신의 높은 안목을 내세우며 독자의 취향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훈계하는 톤의 칼럼을 종종 접한다. 그것이 잡지의 생리라는 걸 알면서도 그런 문장은 아직도 마음 깊은 곳을 찌른다. 하지만 그런 식의 비난이 적절한가? 많은 취향이 우리가 주체적으로 선택한 것 같지만 사실 타협의 결과일 뿐이지 않은가? 안목이란 자본과 충분한 시간이 갖추어졌을 때, 실패해도 괜찮은 이유가 있을 때 생겨나는 것이다. 그런 글 앞에서는 "아름다운 것이아름다운 줄 몰라서 후진 취향을 가진 게 아니라고요!" 하고 항변하고 싶어진다. - P64
기억 또한 보정된 사진 같아서 사실 그 자체보다는 편집과 자기애가 꾸덕꾸덕 뭉쳐 있다. 그래서 인생에서 무언가를 회상할 때는 ‘상처를 주었다‘는 기억보다 상처를 받았다‘는 기억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것 같다. - P76
과일과 야채를 먹지 않는 아가들은 변비에 시달린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
아무말 대잔치는 정말 유서깊은 일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