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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민토, 논리의 기술
바바라 민토 지음, 이진원 옮김 / 더난출판사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몇년 전 처음 컨설팅 분야의 일을 시작하면서 후배가 조잡한 복사판 제본으로 묶인 'Pyramid Principle'을 건네주었을 땐 이책이 가지고 있는 '명성'을 미처 몰랐었습니다. 어찌어찌 어려운 영문판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명불허전'! 회사에서 Logical writing, Analysis basic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교육자료에서는 이 책의 내용과 원칙을 인용하지 않은 곳이 없더군요. 어느 서점 구석에서 '논리적으로 말하기, 논리적으로 글쓰기'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이 책의 번역본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덜컥 사버렸지만 그 조악한 편집과 저자의 명쾌한 설명을 난해한 암수표로 만들어버린 번역에 넌더리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논리의 기술' 이라는 다소 블록버스터식 제목(원제는 '원칙'이니가요..)을 달고 나온 개정 증보판은 최소한 이해가 곤란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이 책이 지닌 내용의 심오함은 제 경우에 최소한 2번 정도 정독을 하면서 읽었을 때 그 참맛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최소 1~2년에 한번씩 다시 읽으면서 그 맛을 다시 음미하고픈 생각이 들더군요.
초판에는 Logic in Writing, Thinking의 두 파트로 구성이 되어있었는데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Problem solving 부분까지 추가가 되었습니다. 워낙 컨설팅 회사에서 기본 교육 도서로 많이 읽히다 보니 컨설턴트로서의 기본 자질인 '문제해결' 부분까지 다루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추리를 해봅니다만.. 예상보다 문제해결 부분은 앞의 두 부분만큼 명쾌하고 분명하게 씌여지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이미 약간은 식상해질만큼 널리 퍼져있기는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논리적으로 글쓰기: 피라미드식 글쓰기'의 요체는 1. '항상 요점/주장을 먼저 제시하고 그 하위단계에 근거/하위주장을 펼칠 것 2. 상위단계의 주장과 하위단계 근거간의 수직적 논리 관계를 형성할 것 3. 같은 단계에 있는 주장/근거 간의 수평적 논리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저리주저리 말을 풀어쓰다가 마지막에 '그러므로~' 하면서 뒤통수 때리지 말라는 것이겠지요. 부가적으로는 글의 도입부 부분을 어떻게 전개해야 하는지, 수직/수평 논리 관계는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지를 실제 업무 상에서 접할만한 문서의 예를 들어가면서 설명합니다. 연역법/귀납법의 차이 및 어떤 때에 활용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지요.
제 생각으로는 두번째 '논리적으로 생각하기'가 이 책의 백미인것 같습니다. 결국 논리적으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생각이 잘(논리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인데.. 저자가 제시하는 '논리적 순서' 정하기에서 수평적 논리를 어떻게 전개시켜야 할지, '논리적으로 요약하기'에서는 수직적 논리를 어떻게 구성하는지의 근간을 복잡한 논리학 용어를 동원하지 않고도 차근차근히 설명해 줍니다.
후반부의 '논리적으로 문제해결하기' 에서는 앞의 두부분에서 진행된 논의에다가 컨설팅 회사에서 곧잘 사용하는 '이슈분석' 의 방법과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문제의 '정의' 와 '분석'을 나누어서 설명하는 방식이 흥미로웠습니다. 실제로 제대로 정의되지 않은 질문에서는 올바른 답변이 나올 수 없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 감히 컨설턴트의 바이블이라고 명할 수 있는 이유는 항간에 'Tool' 또는 '방법론'이라는 이름으로 떠도는 문건들과 차별되는 점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건 바로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이지요. 적절한 비유일진 모르지만 요상한 방법으로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학원강사식 꽁수를 알려준다기 보다는 교과서적인 정석에 촛점을 맞췄기 때문에 당장은 막상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이 들어도 결국 기초 실력을 확실히 닦아주는 책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 책의 내용이 어느정도 이해되고 나면 신문기사를 읽을 때나 보고서를 읽을 때 이 피라미드 원칙에 충실하지 않은 부분이 영 껄끄럽다고 느끼게 될 겁니다. 물론 저 자신의 생각/표현/문제해결 방식으로 완전히 체화될때까지는 부단한 연습과 몇번의 재독서가 필요하겠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