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름다운 것을 보고 있으면 늘 엄청난 속도로 슬퍼지는 것 같다. 손해 보는걸 싫어하는 내 약삭빠른 마음이 슬퍼하지 말고 그저 이 순간을 신나게 만끽해야 한다는 뜻을 전해온다. - P230

얼마 전 읽었던 김연수 작가님의 인터뷰를 떠올렸다. 코로나19 때문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희생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끝내 안 죽고 살아남아서 뭔가를 만들어낼 거라고, 사람들이 살려고 하는 힘은 없어지지 않을것이라고.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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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각종 익명의 아픔들은 그렇게 모여 하나의 불꽃이 된다. 그 아픔들이 정확히 어떤 아픔들인지 남성은 알지 못하고, 알 자격이 있지도 않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저 그는 아픔 자체에 붙어 있는 숨에 다가갈 뿐이다. - P96

들어주는 예술이라는 것이 가능하다니. 음악이어도 그것이 가능할까? 나는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듣기 위해서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 P102

구미 할매떡볶이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세상에 음식이 떡볶이 하나뿐이라고 가정해본다면, 매 끼니 밥 대신, 친구를 만나 고기를 구워 먹는 대신, 바닷가에 놀러 가 횟집에 가는 대신 먹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다양한 떡볶이뿐인 세상. 그런 세상에서 아마도 구미 할매떡볶이는 죽이나 누룽지를 대체할 것이다. 또한 오신채를 금하는 사찰에서도 구미 할매떡볶이로 발우공양을 할 것이다.
"너 장염 걸렸다면서, 이거 좀 먹고 쉬어. 구미 할매떡볶이야." - P129

쓰레기를 잘 버리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이제는 얼마나 플라스틱과 비닐을 비롯한 일회용품을 덜 쓰느냐, 얼마나 에너지를 덜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마치 연인 사이에서 훨씬 더 많이사랑하는 사람이 그러듯이 나는 쩔쩔매면서 내가 좀 더 잘하겠다고, 더 잘해보겠다고 거듭 말했다. - P140

언제 어디서든 어떤 구겨진 얼굴을 마주했을 때 ‘얼굴을 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당신의 얼굴이 이렇게 구겨지도록 만들었는지를 묻는 것. 최대한 자주 그 구겨진 얼굴을 따라 옆에 서는것. 책방을 운영하면서 힘들고 귀하게 배운 태도이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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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보기에 이 세상에는 ‘배움‘이라고 일컬을 만한 것이 없는 것 같아. 오, 친구여, 오로지 하나의 앎만이 존재할 뿐인데, 그것은 도처에 있는 아트만이며 내 안에, 자네 안에, 그리고 모든 존재 안에 있지. 이제 나는 이러한 앎에 이르는 데 가장 큰 방해물이야말로 알려고 하는 의지, 배움이라는 생각이 들어.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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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내가 시와라는 이름에게 어떤 코드를 알려줄 수 있을지를.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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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안아주기 - 소확혐, 작지만 확실히 나쁜 기억
최연호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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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에서 늘 경험하는 작지만 확실히 나쁜 기억, 일명 ‘소확혐’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제1장 ‘기억’은 기억에 관련된 뇌과학적 지식을 소개한다.
제2장 ‘회피’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본능인 손실 기피에 대한 이야기다.
제3장 ‘개입’은 나쁜 기억의 귀환을 막아보려는 인간의 개입과 자기합리화 현상을 다룬다.
제4장 ‘소확혐’에서는 인간이 소확혐 앞에서 보여주는 회피와 방어 행동을 나열하고 있다.
제5장 ‘관점’에서는 관점에 따라 나쁜 기억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제6장 ‘오류’에서는 기억이 왜곡되는 오류 현상을 짚어본다.
제7장 ‘망각’에서는 망각에 대한 두가지 해석과 망각의 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제8장 ‘치유’에서는 일상적인 방법에서 찾아본다. 자신에 대한 자각과 통찰이 치유로 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나쁜 기억은 다 있다. 그 기억 때문에 현재 하려는 행동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심하다면 심할 수도 있다. 이 나쁜 기억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저자는 과학적, 의학적 지식에 여러 사례를 들어 어렵진 않지만, 전문적으로 이야기한다. 특히 어떤 행동에 대해 전문 용어로 설명해 주는 것이 좋았다. 나도 어떤 일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하나, 혹은 행동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등으로 고민을 한다. 모두 최선의 방법을 취하기 위한 생각들이다. 특히 자녀와 관련된 문제일 땐 더욱 심각하게 고민을 한다. 하지만 잘되리라고 생각했던 행동들이 전혀 아닌 결과를 초래할 때도 있다. 이럴 땐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저자는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1. 편견과 고정관념에 대한 설명
‘편견’이란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다.
‘고정관념’이란 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범주화하는 사고방식이다.
편견이 태도에 속하는 것이라면 고정관념은 인지에 속한다.
2. 브레인스토밍의 실패 원인
첫째, 사회적 태만이다. 즉 집단 안에서 말을 안 하고도 비난받지 않는다.
둘째, 한 번에 한 사람만 아이디어를 낼 수 있으니 나머지는 수동적으로 참여하게 되며 이는 혼자 아이디어를 내는 것과 다를 바 없게 된다.
셋째, 남들로부터의 평가에 예민해진다. 내 아이디어에 대하여 동료들이 무슨 의견을 줄지 두렵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3. 망각의 기술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여행을 떠나자.
맛있는 음식을 음미해보자.
나를 힐링해주는 책을 읽고 무엇이 좋았는지 글로 남겨보자.
친구를 칭찬해보자.
친구의 장점을 찾으려고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얘기를 꺼내도 된다.
-이 모든 좋은 경험은 뇌의 영역 곳곳에 기억의 절편으로 남겨진다.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망각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좋은 기억의 조각들은 나쁜 기억을 합리화할 무기로 사용된다.
4. 나쁜 기억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
첫째, 회피하지 말고
둘째, 나를 내려놓으며
셋째, 마음을 자각하고
넷째, 부딪혀보는 것이다.

나쁜 기억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나쁜 기억을 없애지 않고도 그 기억으로 더 큰 성장이 가능하다. 나쁜 기억을 없애려 하지 말고 그것으로부터 배워 훌륭한 결말로 승화시켜 나를 완성시키는 좋은 ‘나쁜 기억’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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