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과 연애 말들의 흐름 5
유진목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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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달달한 연애를 하며 걷는 이야기를 하는 책은 더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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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p
혼자서 하는 것은 연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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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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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 상호작용은 ‘반드시’라고 할 수 있다. 연애의 필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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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p-71p
격렬한 산책은 기분을 압도한다. 격렬한 산책은 인간을 제압한다. 격렬한 산책은 몸을 정화한다. 정화된 몸에는 다른 감정이 자리를 잡는다. 그러면 새로운 감정에 따라 걸음이 바뀐다. 천천히 걸을 수 있을 때 산책은 비로소 사유하는 인간을 길 위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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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사유하는 인간은 걷지 않고도 산책할 수 있다. 사유의 산책은 몸을 정지한다. 정지된 몸은 내 앞에 없는 풍경을 향유하고 나는 여기에 있으면서 동시에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 거기가 어딘지는 나도 모른다. 가장 좋은 산책은 앉아서 혹은 누워서 하는 산책이다. 여기에 있으면서 어디든 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여야 한다. 깨끗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인간이 침범하지 않는. 나 혼자인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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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발의 부재로 이 책에 대한 느낌을 정리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산책’과 ‘연애’하면 떠오르는 뻔한 글이 아니라 좋다.
하아. 이 책 시리즈를 다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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