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가까이 있는 영웅은 평범한 일상에서 좋은 쪽으로 한발 나아가는, 이처럼 선한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사람이 진정 강한 사람이라 믿는다. - P86

제발, 조심히 가. 방문은 최대한 견고하게 잠그고 조심히 잠들자. 미안해, 다 미안해, 다른 곳에서 만났다면 너를 도와줄 수 있었을까. 나는 지금도 너의 안녕을 빌고 있어. - P134

물러터진 법이 만든 사회가 이 모양 이 꼴이니까. 서로서로 안타까운 상황에서 언니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조심히 가라는 말뿐이었다. - P135

현실은 언제나 상상보다 곱절은 더 끔찍하다. 여성청소년 수사팀에 있는 언니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언니가 출근해서 하는 일은 압수한 불법 촬영물을 끝없이 돌려보는 것이다. 화장실, 해변, 지하철… 장소는 다르지만 피해자는 언제나 여성. ‘결정적인 장면이 없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은 가해자 수는 피해자의 수보다 많은 듯하다. 여성은 언제나 당해왔으니까. 늘 있던 일이니까. - P137

여성인 것이 노출되는 순간 사회는 정글로 변한다. 우리의 회피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여성을 피해자로 삼는 데 너무 익숙해진 사회가 문제다. 언제까지 이런 당연한 소리를 반복해야 할까. - P139

구멍이 숭숭 난 스펀지처럼 균열 많은 내 인생에, 그 그렇게 언니들은 말없이 다가와 그 틈을 메워주었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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