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에 솔깃하지 않으니 비난에도 흔들림이 없고, 공감을 못하니 막말에도 아무렇지 않은 거다. 그래서 자존감 강한 사람 곁에 있다 보면 그마나 있던 희미한 내 자존감마저 고갈되고 마나 보다. - P67
햄릿은 타인의 요구(아버지 ; 내 복수를 해 다오), 도덕률(옳고 정당한 방법으로 살인할 수 있는가), 자신의 욕망(나도 이웃 나라 왕자처럼 당당하게 살고 싶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자아분열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가 위대한 비극의 주인공이다. - P68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의 자존감을 해치지 않도록 교육받아야 한다. 이것이 인성 교육이고 도덕 교육이다. 내가 나를 깎아내리지 않으려면 남에게 부당하게 폄훼당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들은 더 많은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 - P71
그녀의 이름 앞에 종종 붙는 수식어 ‘캐나다 최초의 페미니스트 작가’는 소설가로서 애트우드의 성취를 저평가하는 나쁜 표현이다. 애트우드는 그냥 최고의 작가 중 한 사람이고, 당신이 남자건 여자건 작가를 꿈꾼다면 애트우드처럼 쓰겠노라 결심해도 좋을 만큼 훌륭한 롤 모델이다. - P108
그러니까 『밀크맨』이 진짜로 하려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당신의 정치적 종교적 사상적 관습적 올바름이 곧 당신의 윤리적 올바름의 증거는 아니다. 통념과 상식은 진실과는 무관하다. 유익함은 도덕과 구분되어야 하며,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대의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 P121
"(오빠는) 뭐가 될 생각이야?" "호밀밭에서(in the rye) 뛰놀던 아이가 벼랑으로 굴러 떨어질 때, 그 애를 붙잡아(catch)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이제 다 컸다고, 거의 어른이라고, 술을 마실 수 있다고 큰소리치지만 그도 아직은 누군가가 붙잡아 주어야 할 소년일 뿐인데. - P147
책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를 부피와 무게와 두께를 가진 물질로 바꿔 놓은 것이다.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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