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이라는 제목을 딱 보았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바티스타? 이탈리아 소설인가? 아님 스페인 소설?'
표지 디자인을 보면 간호사가 금발머리처럼 보여서 더 유럽이나 남미 소설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일말의 정보도 없는 상태여서 그런지 작가가 누구인지도 보지 않고
아마도 이탈리아쪽 책인가보다 하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내버렸다.
그러다가 나중에 가이도 타케루라는 일본 작가의 작품이란 걸 알고 조금 당황하기도 했다.

'바티스타 수술'은 고난이도의 심장수술이다.
Randas Batista라는 브라질 의사가 개발한 수술로 심장 이식이 어려운 경우에 활용하는 수술방법이다.
확장형 심근병증 등에서 시행하는 수술로 왼쪽 심심의 근육을 잘라내는 방법이라고 한다.
중간에 환자의 심장을 잠시 멈추고 심장 근육을 잘라내어 다시 뛰게 만드는 수술로
수술하는 짧은 시간 동안 심장을 멈추고, 잠시 인공심폐로 대체하는 등 위험부담이 큰 수술로
성공율이 낮은 수술방법 중에 하나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의 저자 '가이도 타케루'는 현직 의사로
이 작품으로 신인으로써는 이례적으로 제4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하였고
외과의에서 현재는 병리의로 전환, 작가 활동과 병행 중이다.

소설 내에서 '바티스타 수술팀'은 그 어렵다는 '바티스타 수술'을 수십번 이상 성공한
최고의 외과의사 기류가 만든 팀이다.
하지만, 그 영광은 세번 연속 수술 중 사망사건이 일어나면서 어두움에 젖어들게 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의료 미스일까? 의료 사고일까? 그것도 아니면 혹시 의도적인 살인은 아닐까?'

이런 의문으로 조사가 시작되어 시원하게 결말로 끌어가는 전개를 보인다.
병원 내 정치와는 떨어져 사는 약간은 고지식한 다구치 의사와
천재적인 논리력을 가진 공무원 같지 않은 공무원 탐정 시라토리가 사건을 풀어나간다.

사이코 패스가 등장하는 의학 미스테리 소설, 혹은 의학 탐정 소설쯤으로 분류하면 될 것 같다.
병원 의학물을 대학시절에는 많이 읽었다 뜸했었는데, 간만에 읽으니 누가 범인인지
감을 못잡아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다른 의학 미스테리보다 비교적 쉽게 읽히는 이유는 한가지 전문화된 수술이 주제라
익숙하지 않은 의학 용어가 많이 나오지 않으며, 병원 내의 인물로 등장인물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기가 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병원 내의 한정된 등장인물(바티스타 수술팀, 병원내의 권력을 가진 주변 의사 몇명)을
인터뷰하면서 풀어나가는 사건 해결 방식을 가지고 있어,
소설 전개도 인터뷰 형식을 담은 작은 장들로 나눠지기 때문에
인터뷰를 읽어나가며 범인을 추측해 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미스테리물을 읽으며 '혹시 이 사람이 범인은 아닐까?'라는 독자의 추측과 의심을
중간중간 '내가 범인이라 생각했던 이 사람이 범인 아닌가봐'라고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교묘하게 혼란하게 만드는 기법 또한 일품이다.

두 주인공이 병원 내에서 권력과는 외따로 떨어져있는 고지식하고 착한 아웃사이더인  다구치 의사와 논리천재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호감이 가지 않는 시라토리라
그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도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주었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 드라마화도 되었다는데, 얼마나 원작을 잘 살려내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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