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들의 책_동화에서 태어난 새로운 동화

잃어버린 것들의 책 ㅣ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존 코널리 지음, 이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8년 10월

빨강모자,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마법사와 기사, 마녀, 왕자와 공주의 이야기들.

우리가 어린 시절 엄마가 읽어주던 동화책에서 혹은 TV에서 보고 자란 동화가 새롭게 태어났다.

<잃어버린 것들의 책>은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자신에게만 관심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을 경시했던 어린 데이빗의 이야기를 판타지 동화라는 틀에 담은 성장소설이다.

어린 데이빗은 책을 참 좋아하는 아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 호감을 준다.

하지만, 어린 데이빗은 엄마를 잃은지 얼마 안되었다. 게다가 아빠가 엄마가 세상을 뜬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재혼까지 해서 갓낳은 동생까지 생겼다.

(아빠는 혼자라는 사실을 못견디는 사람인가보다.)

데이빗은 이러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항기에 접어들게 된다.

엄마를 잃은 상황에서 아직 엄마의 추억이 잊혀지지도 않았는데, 새로 맞은 새엄마와 동생이 이뻐보일리가 없다.

엄마의 추억이 가득했던 집이 아니라 커다란 마당과 정원, 여러개의 방이 있는 새엄마의 집으로 이사까지 가게 되니 데이빗의 불만은 점점 더 커진다.

이런 데이빗에게 찾아온 꼬부라진 모자에 꼬부라진 신발을 신은 꼬부라진 사람.

그러자 책들의 속삭임이 들리고, 데이빗은 종종 환청을 듣게 되며, 심지어 혼절까지 하게 된다.

점점 까다롭고 다가서기 힘든 아이가 되어가는 데이빗.

하지만 죽은 엄마의 영향을 받아 책을 좋아하는 데이빗은 새집에서 지금까지 읽었던 이야기는 전혀 다른 새로운 동화책들을 읽게 되고, 현실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게 된다. 

그 세계는 사람처럼 변한 늑대가 살고 있고, 마녀와 사냥꾼, 기사가 있는 세계이다.

그리고 꼬부라진 사람은 데이빗을 원한다. 데이빗이 자기 자신의 이기심에 사로잡혀 남을 돕지도 않고 사랑하지도 않는 아이가 되어 자기 뜻에 맞춘 사람이 되길 원하는 것이다.

데이빗은 어떻게 될까? 과연 이기적인 선택을 하게될까?

데이빗과 함께 우리는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그런 데이빗의 어린 동생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데이빗의 삶처럼 평범한 세계가 파괴된, 사랑을 갈구하고 있는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 비록 동화같은 세계는 아니지만, 현실세계에서 데이빗이 겪는 갈등상황들을 겪고 있을 것이다.

이 상황을 겪으면서 옳은 선택을 할 수도 있고, 결국 혼자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성장소설로 분류가 되는 것 같다.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우리가 흔히 잘 알고있는 동화들이 빨강모자,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등의 동화들의 새로운 결말, 새로운 내용으로 소개가 된다는 점이 아주 흥미롭다.

데이빗의 성장은 어떤 형태로 끝나게 될까?

궁금하다면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단, 어린이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하기엔 잔인하고, 성적인 장면이 나오니 어린이들에게 읽히긴 좀 무리가 아닌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