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자신의 의식과 사고구조를 아는 것이라면 사회과학은 사회의 구조와 원리를 아는 방법이다.

사회과학의 범주는 정치경제, 법, 행정, 외교, 인류학, 역사, 정치일반, 종교 ... 들이 있는데, 이것은 대부분 사회의 구조와 원리를 분석하고, 또 새로운 사회 구조와 원리를 설계하기 위해 성립된 것이다.

현존하는 사회과학은 복잡다단하고 변화무쌍한 역사과정에서 사회의 구조와 원리를 밝히고 새로이 설계하기 위해 형성되어 온 것이다. 마치 장님이 코끼를 뒷다리를 만져온 것과 다름이 없다. 코끼리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꼬리학, 다리학, 몸통학, 걷기학, 상아학, 코학, 머리학, 배설학 등을 통해 코끼리의 구조와 원리를 알려고 하는 노력의 산물이다.

사회의 구조와 원리를 안다는 것은 단지 사회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그 구조와 원리속에서 형성된 자신의 사고를 재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아울러 통시적으로 공시적으로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만들어내는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사람과 세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사회과학은 필수과목이 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사회과학이 아직 완전하게 성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코끼리를 코와 발과 다리, 꼬리 몸통으로 구분해놓고 있어 전체를 제대로 보기 어렵고,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말들이 많아서 참고할 만한 옥석을 가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나에게 보다 한층 더 아쉬운 점은 서양에서 형성된 사회과학이 사회를 완전한 유기체로 파악하고 그 속에 관통하고 있는 우주적 진리와 원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새싹 하나하나에도 우주의 원리가 담겨져 있는 법인데,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원리에는 왜 우주적 원리와 진실이 관통하지 않겠는가?

우리 조상들이 나라를 세우고, 집을 짓고, 법을 만들고, 사회제도를 만들고, 교육제도와 운영원리를 만들때, 우주자연과 천지만물의 운영원리를 담아내고자 했던 것에 비하면 우리가 보고 있는 사회과학이 미시적이고 부분적인 것은 아닌가? 바다를 보지 못하고 바가지에든 바닷물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든다.

앞으로 우리세대는 서구의 사회과학이 키워온 성과를 우리 조장들이 키워온 우주자연의 원리와 변증법적으로 결합시켜 사회의 구조와 원리를 알고 밝혀가는 새로운 단계로 역사를 밀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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