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05년 2월 20일) 신촌에 있는 헌책방 '숨어있는 책'에 다녀왔다.
대학시절 이후 내 발로 헌책방을 찾아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분들이 미리 올린 정보 덕분에 헤메지 않고 바로 찾아갈 수 있었다.
책방은 1층과 지하실에 책을 가득 품고 있었는데, 내가 찾는 사회과학
관련 책은 지하실에 있었다.
지하실에는 빽빽히 사회과학관련 책들이 가득차 있었는데, 휴~ 나는 90년대 초반 대학가의 사회과학 서점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책들이 그때 보았던 책이었다. 얼마나 반갑고 설레든지... 대학시절 나의 지적호기심에 자극했던 책들과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책들, 그리고 딴은 아끼고 소중히 간직했던 그 시절의 보물섬들이 그곳에 가득했다.
좁은 서점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내 추억이 묻은 책들과 내 사고를 변화시킨 책들을 보면서 숨이 막힐 것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이 책방이 나의 소중한 공간이 될거라는 느낌이 팍 밀려왔다.
무엇보다 책의 종류나 정리방식이 예전 학교앞 '장백서점'의 그것과 흡사했다. 아마도 90년대 초반 장백서점에서 책을 읽다 졸고 있는 학생을 데려다 이곳에 두어도 아마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리라.
오늘은 다만 탐색을 위해 왔을 뿐, 마음을 다잡고 워밍업으로 책을 몇권 샀다.
죤 스튜어트 밀, 최명관 역, 서광사
사회과학 강의, 장명국 역, 석탑
논리학 입문, 어빙 코피, 민찬홍 역, 이론과 실천
마키아벨리 군주론, 송우 역, 여명출판사
총 네권의 보물을 사는데 8,000원 들었다. 횡재다~
원래는 논리학 입문만 살 생각이었는데, 반가운 마음에 욕심을 좀 냈다.
혼자서 새로운 발견을 하고 기뻐한 것이 미안해,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 주려고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초밥과 아내가 좋아하는 약과를 사서
일산가는 마을버스에 올랐다.
이제 특별한 일이 없는 주말이면, 등산 대신 헌책방을 다니면서 내가 좋아
하는 오랜 친구들(책)을 만나러 다닐 생각이다. 봄이 오면... 가방에 간식
넣고 배낭메고, 등산복 입고 룰루랄라....